
11월 11일은 연인, 지인, 가족들끼리 막대모양 과자를 주고받는 빼빼로데이로 알려져 있다. 올해 빼빼로데이는 토요일이라 극장·놀이공원 등은 풍성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빼빼로데이는 어느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챙기는 기념일 중 하나로 자리잡기도 했다. 하지만 제과업체 등의 마케팅에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난다는 지적도 있다. 빼빼로데이는 언제부터 기념일이 된 걸까.
◆1996년 11월 11일 시작?=롯데제과의 빼빼로는 지난 1983년 출시됐다. 빼빼로데이는 약 13년 후인 1996년 11월 11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영남지역 소재의 여중생들은 이날 “빼빼로처럼 빼빼(날씬하다는 말의 사투리)하게 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빼빼로를 나눠 먹기 시작했다. 이를 해당 지역신문이 기사화한 게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후 롯데제과는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일반인들에게도 유행이 번지자 다른 제과업체에서도 적극 홍보에 나섰다. 연간 빼빼로 매출의 절반이 이날 하루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이 챙기는 기념일=제과업체의 마케팅 때문에 생긴 기념일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빼빼로데이는 국내에서 연례 행사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지난 2015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567명을 대상으로 ‘데이 마케팅에 대한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3.1%는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등을 ‘챙긴 적 있다’고 답했다. 기념일을 챙긴다고 답한 471명이 가장 많이 챙기는 기념일이 빼빼로데이였다. 복수응답으로 72.8%가 빼빼로데이를 꼽았다. 2위가 밸런타인데이(72.4%) 3위가 화이트데이(56.7%)였다.
하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많았다. 특히 남녀간 인식 차이가 있었다. ‘필요 없는 소비를 부추기는 상술’이라는 답변은 여성(12.7%)보다 남성(21.7%)이 높게 나타났다. ‘억지스럽고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답변도 남성(10.1%)이 여성(2.7%)보다 더 높았다. ‘각종 데이(기념일)를 챙기고 후회한 적 있나요?’란 질문에 전체의 56.7%가 ‘있다’ 43.3%가 ‘없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후회를 한 셈이다.
실제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9일까지 회원 32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대 10명 중 7명은 빼빼로데이 선물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요일’ 빼빼로데이, 놀이공원 ‘기대’=지출이 늘어난다는 지적도 있지만, 제과업체, 놀이공원 등에는 빼빼로데이가 놓칠 수 없는 기념일이다. 올해 역시 풍성한 이벤트가 준비됐다.
올해 빼빼로데이는 토요일이라 직장동료 지인 등에게 빼빼로를 전달하는 부담은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직장인 고객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놀이공원 등은 커플 맞이로 분주하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이날 오전 11시 어드벤처 1층 쥬라기 광장에서 ‘모로 가면 빼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주민번호에 숫자 1이 4개 이상 있는 고객이 참여 가능(신분증 지참 필수)하다. 참석자들이 윷놀이를 진행해 모가 나오면 롯데상품권 1만원권과 빼빼로를 증정한다.
같은 장소에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룰렛을 돌려 빼빼로를 증정하는 ‘1희1비 룰렛 ’ 이벤트도 진행된다.
한화 아쿠아플라넷63은 11일 63종합권을 구매한 이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11월 안에 재방문 시 아쿠아플라넷63을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이기도=한편 11월 11일은 한자 십(十)과 일(一)을 합치면 흙을 뜻하는 토(土)가 된다. 이런 이유로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또 11이 가래떡 모양이라 쌀 소비 촉진을 위한 ‘가래떡 데이’이기도하다.
이밖에 보행자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대한안과학회에서 정한 ‘눈의 날’, 우리 가곡의 날, 젓가락의 날, 철로와 닮았다고 해서 ‘레일 데이’ 등 다양한 기념일로 지정돼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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