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하루에 한국인이 먹은 닭, 약 340만마리…그중 삼계탕은?

Է:2017-07-13 10:27
:2017-07-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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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은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복(伏)달임’ 음식의 대세가 됐다. 갈수록 소비가 줄어드는 보신탕의 자리를 닭고기가 꾸준히 메우며 보양식 선호도를 높여 왔다. 특히 복날이 끼어 있는 7월에 닭 도축량이 가장 많고,  그 중에도 초복(初伏)은 한국인이 연중 닭고기를 가장 많은 먹는 날이다.

마침 12일이 초복이었다. <"복날이니 탕 한 그릇" 옛말…초복 보신탕집 '썰렁'> <'개 대신 닭' … 복날이 슬픈 보신탕집> <초복 보양식 대표주자는 삼계탕> <초복날 삼계탕집 인산인해> 등의 기사가 잇따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5부 요인과 함께한 청와대 오찬 메뉴도 삼계탕이었다. 

그럼, 이날 하루 동안 한국인은 대체 닭을 몇 마리나 먹었을까.

이 궁금증을 풀어보려 양계협회, 육계협회 등 '닭산업' 관련 기관 여러 곳에 전화를 돌려봤는데,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는 곳은 없었다. 거꾸로 "우리도 궁금하네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래도 여러 기관의 도움을 얻어 '초복날 한국인이 먹은 닭 마리수'를 추산해볼 수는 있었다. 계산이 좀 복잡하긴 하다.

닭을 몇 마리나 먹었는지 계산하는 방법 중 하나는 닭을 몇 마리나 잡았는지 보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도축된 닭은 총 9억9251만 마리였다. 인구 5000만명이 이 닭을 모두 소비했다고 가정하면 1인당 연간 약 20마리씩 먹은 셈이다. 연간 도축량은 해마다 증가해 왔다. 1998년 3억1234만 마리였던 게 2007년  6억3873만 마리로 2배가 됐고, 다시 10년 만에 10억 마리에 육박할 만큼 늘었다.


지난해 월별 도축량은 제법 편차가 컸다. 1월부터 12월까지를 가로축에 놓고 세로축에 도축량을 대입하면 그래프는 정확히 산 모양이 된다. 2월이 7056만 마리로 가장 적었고, 3월 8282만 마리, 5월 8633만 마리, 6월 9003만 마리 등 계속 증가하다 7월에 1억749만 마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8월 9028만 마리, 10월 7511만 마리로 다시 줄어들었다. 

지난해는 초복이 7월 17일, 중복이 7월 27일이었다. 1억 마리를 넘어선 지난해 7월 닭 도축량은 초복과 중복의 '복날 효과'로 봐야 한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간혹 7월 도축량이 예년에 비해 적은 해가 있는데, 중복이 8월에 있을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7월에 닭 도축량이 급증하는 건 복날에 먹으려고 더 많이 잡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닭을 가장 많이 잡은 7월과 가장 적게 잡은 2월의 도축량 차이는 3693만 마리나 된다.

그렇다면 지난해 7월에 잡은 1억749만 마리 중 몇 마리나 초복에 먹었을까. 전국의 수많은 닭집 판매량이 집계되진 않으니 여기서부터는 추산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월평균 도축량은 8270만 마리였다. 7월 1억749만 마리는 월평균 도축량보다 약 25% 많은 닭을 잡았다는 뜻이고, 이는 사람들이 7월에 평소보다 25% 많은 닭을 먹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이유가 복날 때문이라면 전국에서 초복에 소비되는 닭고기 양도 평소에 비해 최소한 25% 이상은 많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해진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월평균 도축량 대비 7월 도축량의 상승폭을 대입해 초복 닭 소비량을 추정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근사한 수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총 도축량이 모두 국내에서 소비됐다고 가정할 때 9억9251만 마리를 365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272만 마리를 먹은 셈이 된다. 초복에 이보다 25%를 더 먹었다고 추산하면 약 340만 마리란 수치가 나온다. 아주 어림잡은 것이지만, 지난해 초복이었던 7월 17일 전국에서 우리가 먹은 닭고기는 최소 340만 마리였다. 


올해는 변수가 있었다. 상반기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며 닭 도축량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 특히 4월과 5월에 각각 1만 마리 이상 줄었다. 하지만 AI 사태가 수그러든 뒤 닭 사육농가마다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 왔다. 올해도 7월 도축량은 1억 마리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복인 12일 소비량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이 340만 마리를 모두 삼계탕으로 먹은 건 아니다. 지난해 도축된 닭은 '육계'가 7억4800만 마리, '삼계'가 1억5200만 마리였다. 이밖에 토종닭, 산란노계 등이 소수를 차지한다. 삼계는 삼계탕용 닭, 육계는 그밖에 식용을 위한 닭을 말한다. 육계와 삼계의 비율은 5대 1쯤 된다. 초복에 먹은 닭 340만 마리 중 삼계탕으로 먹은 건 68만 마리라고 볼 수 있다. 복날에는 육계보다 삼계 소비량이 훨씬 많이 증가하기에 이 계산에도 가중치를 부여해야 하지만, 가중치를 얼마나 둬야 할지 판단할 근거는 찾지 못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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