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뮤지컬 ‘빨래’의 중국 라이선스 공연이 오는 6월 베이징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5개 도시 6개 극장을 도는 투어 공연이 중도에 중단된 후 다시 이뤄진 것이라 공연계의 큰 주목을 모으고 있다. 다만 한한령을 의식한 듯 이번 공연은 앞서 투어 공연 때와 달리 포스터에서 한국어를 빼는 등 한국 작품인 것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빨래’ 제작사 씨에이치수박은 6월 23일~7월 9일 중국 베이징 다윈극장(大隱院빼)에서 추민주 연출로 중국 클리어씨 홀딩스와 용마사가 제작하는 중국 버전이 올라간다고 4일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3일 상하이, 같은 달 5일 베이징에서 추민주 참관 하에 오디션이 진행됐다. 추민주를 비롯해 제작진은 4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씨에치수박은 “오디션에서 보여준 중국 배우들의 뜨거운 열기가 더욱 완성도 높은 라이선스 공연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한한령으로 인해 한류에 대한 관심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지만 한국에서 이미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고 지난해 초청공연으로 많은 호평 받은 뮤지컬 빨래의 중국 진출은 앞으로 한국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빨래’는 지난해 1월 클리어씨 홀딩스 초청으로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오리지널 버전을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이어 8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중국 5개 도시 6개 극장에서 투어 공연이 성사됐다. 그러나 투어 일정의 1/3 정도를 소화한 8월 28일 막을 내렸다. 씨에이치수박과 클리어씨 홀딩스는 당시 중국에서 홍보와 마케팅이 여의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빨래’의 라이선스 공연은 지난해 초 이미 계약된 것이다. 하지만 한한령 때문에 엔터테인먼트를 시작으로 순수 문화예술 분야까지 한국 공연 및 아티스트 초청 취소가 잇따르는 상태에서 예정돼로 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회사가 제작하고 중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프로덕션이기 때문에 한한령의 타깃에서 다소 벗어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홍보 및 마케팅 차원에서 한한령을 의식해 포스터부터 한국 작품임을 드러나지 않게 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투어공연 포스터(왼쪽)를 보면 희미하지만 서울의 풍광이 배경에 나오고 “한국 대표 뮤지컬 ‘빨래’ 중국에 온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라이선스공연 포스터를 보면 사진 없이 제목과 스토리가 중국어로 쓰여 있는 등 한국 작품이라는 것을 알기 어렵다. 심지어 서울 대신 ‘현대 국제적인 대도시’라고 배경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투어 공연 당시 한한령으로 홍보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 제작사가 이번엔 한국 작품이라는 것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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