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한 여성단체가 생리용품 '탐폰'을 고급 제품으로 간주해 '사치세'를 매기는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파격적인 시위를 해 논란이다. 공공 분수에 생리혈처럼 보이는 빨간 염료를 부은 것인데, '충격적이지만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의견과 '너무 과격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스위스 여성단체 악티비스틴이 지난 4일 스위스 취리히 분수 여러 곳에서 벌인 생리혈 분수 시위 영상이다. 영상보러가기.
악티비스틴는 탐폰 사치세가 부당하다는 것을 항의하기 위해 붉은색이 나는 염료를 분수대에 쏟아부었다.
또 시위에는 생리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개선의 의지도 담겼다. 'happytobleed(피 흘려서 행복해요)'란 슬로건을 내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스위스는 탐폰과 생리대에 8%의 세금을 매긴다. 두 가지가 모두 고급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면 식료품과 같은 일상용품에 부과된 세금 2.5%가 줄었다.
이 단체는 "이번 기습 시위는 부당한 세금을 규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리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인디펜던트에 설명했다.
그러나 취리히 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 대변인은 "공공시설에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분수에서 염료를 빼는 일은 어렵지 않겠지만, 만약 이 과정에서 시설이 고장 나면 시위 단체에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 기습 시위 영상에는 '너무 과격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유럽 전역의 탐폰 세금 논란은 지난 3월 공론화됐다. 당시 영국 총리인 데이비드 캐머런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탐폰 세금을 없애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현재 유럽 내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탐폰 세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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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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