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 '이유있는' 4연패

남자프로배구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승점 26)이 29일 삼성화재에 패하면서 4연패의 늪에 빠졌다. 8승5패로 대한항공, 삼성화재와 동률을 이뤘지만 리그 초반 벌어놓은 승수 덕에 승점에서 앞서 단독 선두를 고수 중이다. 하지만 한 경기 덜 치른 4위 현대캐피탈(7승5패)에도 승점 4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연패가 장기화할 경우 중위권 추락도 시간문제다.

지난 시즌 창단 2년 만에, 8연패를 노리던 삼성화재를 꺾고 정상에 오른 OK저축은행에는 비시즌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우승 주역 시몬이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치유하기 위해 수술을 택했다. 세터 이민규, 토종 거포 송명근, 레프트 송희채는 국가대표로 뽑혀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해야 했다. 남은 선수들로 훈련을 했지만 주전들이 대거 빠져 연습게임 1게임도 치르지 못한 채 2015-2016시즌에 돌입했다. 시즌 개막직전 “연습게임을 못해 걱정된다”던 김세진 감독의 우려와 달리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와의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초반부터 내달렸다. 수술 여파로 2라운드가 돼서야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던 시몬이 개막전부터 불을 뿜었기 때문이다.

초반 8승1패로 승승장구했지만 김 감독은 불안하기만 했다. 6개월 장기레이스에 필요한 체력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한 탓이다. 국가대표로 차출된 선수는 물론 무릎수술을 했던 시몬이 경기를 치를수록 뒷심이 부족했다. OK저축은행이 우리카드, 대한항공, 삼성화재와 3차례의 풀세트 경기를 모두 패한 게 이를 말해준다.

체력이 떨어지니 블로킹도 잘 안되고 있다. 상대 강타를 가로막기 위해서는 높이와 함께 손모양과 타이밍도 중요한데 체력이 달린 선수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리시브(7개 구단 중 3위)가 자주 흔들리니 세트플레이(5위)도 흔들리고 있다. 디그 6위로 반격의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김 감독은 고강도 체력훈련 카드를 꺼냈다. 치욕의 4연패를 당해 당장은 힘들지만 후반기 반전을 위해 평소의 배가 넘는 체육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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