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 130년 최초 선교사 알렌 이야기] (15) 주미 한국공사관의 외교관 알렌

Է:2014-05-16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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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초대공사 수행 ‘조약’ 체결 첫 임무

한국과 미국의 첫 가교

한국은 1880년대 초에 대개의 서양 나라들과 수교관계를 맺었다. 미국과는 1882년에 수호조약을 맺는다. 이 조약을 맺을 당시 한국은 중국과 비슷한 대접을 받았다.

한국은 1887년 미국에 주미 한국공사관을 세운다. 그때 알렌은 한국의 외교관으로 임명된다. 고종은 주미 한국 초대공사로 임명한 박정양 일행과 함께 알렌을 그해 9월 27일 미국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당시 한국 조정은 국제관계나 미국의 정치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모든 업무는 알렌이 맡을 수밖에 없었다. 알렌의 손에 한국의 대미관계 전부가 위임된 셈이었다. 한국이 세계 최강의 미국과 관계를 맺는 상황에서 세계 물정을 전혀 모르는 외교사절 일행과 동행한 알렌은 실로 막중하고도 엄중한 책임을 지고 있었다.

청국의 위협적인 방해공작

한국외교사절단이 미국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청국은 노골적인 방해공작을 펼쳤다. 출발 전부터 온갖 협박을 일삼더니 결국 인천에서 배를 타고 떠나려는 사절단을 물리적으로 막아 미국행을 저지했다. 어찌 이리 무례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소식을 들은 미국은 우리 사절단을 태워가기 위해 그해 11월 13일 해군 군함 오시피호를 파견한다. 하지만 청국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청국은 무려 6척의 군함을 인천에 파견했다. 미국 군함의 진로를 막고, 포를 쏘며 위협했다. 미 군함은 포위망을 아슬아슬하게 뚫고, 미국 도착에 성공했다. 여기서 참 의아한 점은 미국이 한국을 도왔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당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청국의 위협에 맞서며 그런 모험을 감행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이해관계가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미국이 기독교 국가이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중요시하는 나라이기에 가능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한국사절단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에도 청국은 끈질긴 방해공작에 나선다. 미국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올리기 전에 청국사절단을 먼저 찾아 인사하라거나, 연회나 회식 석상에서는 반드시 청국대표 옆에 앉으라거나, 업무를 처리하기 전 청국사신을 먼저 만나 문의하라는 등 억지 요구를 일삼았다.

독립국가로 인정받게 한 알렌

1888년 정월 초하루 한국사절단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상륙한 이후부터 알렌은 사절단의 일 전체를 실질적으로 관장하기 시작했다. 우선 청국의 위협에 떨고 있는 박정양 공사에게 담대해지라고 격려했다. 한국의 사절임을 잊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았다. 하지만 박정양은 속으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국을 거스르는 외교행동의 모든 책임은 알렌에게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써서 품에 안고 다녔다. 하지만 알렌은 끝까지 그를 돕는다. 박정양은 귀국 후 얼마 지나 알렌의 추천으로 총리대신이 된다.

1888년 1월 17일 한국사절단은 마침내 미국 대통령 클리블랜드에게 신임장을 올린다. 한국과 미국이 대등하게 외교관계를 맺은 날이다. 한국이 세계대국과 외교관계를 맺는 데는 알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청국의 계속되는 위협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었음에도 청국은 고종을 협박해 박정양을 귀국시키라고 다그친다. 고종은 할 수 없이 병환을 구실로 박정양을 소환한다. 고종은 알렌을 대리공사로 앉히려 했다. 하지만 그런 고위공직을 외국인에게 맡기는 것은 불가하다는 반대에 부딪혀 알렌은 결국 참찬관 자격으로 미국에 계속 머물면서 1899년 9월까지 공사관 일을 혼자 전담한다.

이게 다 기생들이오?

미국은 한국사절들을 국빈의 자격으로 극진히 영접했다. 해군장관이 으리으리한 저택에 이들을 초대하고 미국 정가의 여러 고위 인사들을 부부와 함께 불렀다. 당시 그 고관 부인네들은 다들 가슴이 드러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그런 모습을 일생 처음 본 우리 사절단이 아연실색한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공식석상에 여인들이 나타나고, 어깨와 가슴이 드러나는 현란한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이 귀부인들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누군가가 놀라서 알렌을 통해 조용히 물었다. “이들이 다 기생들이요? 그런데 왜 다들 나이든 기생들만 고른 거요?”

당황한 알렌이 “이분들은 고위 인사들의 부인들로 한국으로 말하면 정경부인 혹은 정부인들”이라고 설명하자, 한국 외교사절들은 또 한 번 아연실색했다고 한다.

이들이 곡마단이오?

놀란 것은 한국사절단만이 아니었다. 한국사절단은 모두 신분에 맞는 커다란 갓에 위엄 넘친 관복을 차려 입고 팔자걸음을 걸었다. 하루는 기차 안에서 미국 곡마단의 지배인이 알렌을 찾아왔다고 한다. 그는 한국사절단을 가리키며 알렌에게 “이 이상한 코미디언들과 계약을 맺도록 해줄 수 있느냐”고 문의하더라는 것이다. 알렌은 “이들이 한국의 고관들로서 자기는 이들을 인도하는 한국 정부의 고위 외교관”이라고 호통을 치며 눈을 부릅떴다고 한다. 워싱턴에 웃음이 끊일 날이 없었다.

민경배 백석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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