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지구의 눈

Է:2014-01-1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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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토크] 지구의 눈

몽골 유목민 중에는 1.2㎞ 떨어진 곳에서 노니는 양의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시력을 측정해보면 3.0 정도까지 나온다고 한다. 동물 중에는 타조의 시력이 제일 돋보인다. 타조는 인간보다 시력이 10배 이상 뛰어나 4㎞ 밖의 물체도 구분한다. 겉으로 보이는 타조의 눈은 직경 5㎝ 정도지만 실제 안구는 정구공만하다. 날지 못하는 타조는 이처럼 좋은 시력으로 멀리 있는 맹수를 먼저 발견할 수 있다.

지구 상공의 약 560㎞ 궤도에는 현재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지구의 눈이 초속 8㎞ 속도로 돌고 있다. 1990년 4월 그곳에 띄워진 허블우주망원경이 바로 그것이다. 길이 13.3m, 무게 11.6t의 버스 크기만한 이 망원경의 시력은 무려 인간 시력의 약 100억배다. 1만6000㎞ 떨어진 곳에서 반짝이는 조그만 반딧불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시력인 셈이다.

이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새로운 지구의 눈이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지휘 하에 만들어지고 있다. 2018년 10월에 발사될 예정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길이 24m, 폭 12m의 테니스장 크기만한 면에 지름 6.5m의 반사경이 장착된다. 허블망원경의 주반사경 지름이 2.4m이니 그보다 2.7배 크며, 넓이는 7.3배나 된다. 양동이가 클수록 비가 올 때 받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아지듯 반사경이 클수록 수집되는 빛의 양도 많아지게 되므로 JWST는 허블에 비해 7배 이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JWST가 이렇게 큰 반사경을 가질 수 있는 것은 18개의 정육각형 조각을 접어서 발사한 뒤 우주에서 꽃처럼 펼칠 수 있게 설계되기 때문이다.

JWST가 설치되는 곳도 허블보다 거의 3천 배나 먼 라그랑주 L2 지점이다. 그곳은 지구의 공전 궤도 바깥에 있는 중력이 0인 곳으로 지구로부터 150만㎞나 떨어져 있다. 즉,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보다 4배 정도 더 먼 거리인 셈이다. 그 지점에서는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 태양에서 오는 빛을 최대한 피할 수 있다. 게다가 JWST에는 돛대 모양의 거대한 차광막이 설치돼 태양 빛을 반사하는 지구와 달의 빛마저 철저히 막아버리게 된다. 섭씨 영하 240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극도로 미약한 빛 한 점이라도 감지해내기 위해서다. 이 같은 장치로 JWST는 약 130억 광년까지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우주의 나이에 거의 근접하는 거리로, 빅뱅 이후 처음 반짝인 빛을 관측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성규(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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