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밀 클럽은 ‘權錢·權色 거래’ 온상”

“당 간부들이 회원제 클럽에 드나들면서 먹고 마시고 오락을 즐기며 권력을 돈이나 성(性)과 거래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는 최근 발표한 ‘회원제 클럽의 왜곡된 풍조를 다스리기 위한 통지’를 통해 비밀 클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패 풍조를 개탄했다. 이를 권전(權錢), 권색(權色) 거래라고 표현하면서 ‘혀끝의 낭비’를 뿌리 뽑기 위해 지휘감독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에 맞춰 신화망(新華網)은 25일 회원제 클럽의 실태를 고발하는 르포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일부 비밀 클럽의 경우 최고급 호텔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 한 테이블에 수만 위안(수백만원)을 받는다. 회원제 클럽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러한 곳에서 한 끼 식사는 다른 고급 식당에서 하루 세 끼를 먹는 가격보다 비싸다”고 말했다.

회원제 클럽 중 당국의 서릿발 같은 단속에 아예 대중업소로 영업 형태를 바꾼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 클럽은 여전히 당국의 눈길을 피해 음성적인 운영을 하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업소는 외부에서 보면 전혀 은밀한 클럽인지 알 수 없게 돼 있다.

이런 곳에 출입하는 당 간부들은 입구에서 회원제 클럽 종업원들과 ‘암호’를 주고받는다. 그러면서 서로 의미 있는 미소를 교환한다. 이들 클럽에는 사우나가 설치돼 있는가 하면 마오타이(茅台), 슝마오(熊猫) 등 최고급 술과 담배가 준비돼 있다.

뿐만 아니라 고궁(故宮·자금성) 등 문화재 내 건물에서 최고급 클럽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 별 탈 없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고궁 내 젠푸궁(建福宮)의 경우 전 세계 최고 부호들만 출입할 수 있다. 이곳은 회원비만 100만 위안(약 1억7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곳은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다. 푸저우의 경우 명나라 때 유명한 관리 린한(林瀚)의 옛집, 청나라 말기부터 중화민국 초기에 해군 간부를 지낸 쉬지촨(許濟川)의 옛집 등 보호문물에도 회원제 클럽이 들어선 실정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최근 ‘철저한 부패 처벌·예방을 위한 2013~2017년 공작계획’을 확정하고 각 지역과 부문에 철저히 집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중국 CCTV와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공작계획에서 “당기율과 국법 앞에는 예외가 없다”며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당기율과 국법을 위반했다면 오직 철저한 조사만 있을 뿐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