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별거한 아내와 동거남, 그들에게 풍기는 묘한 분위기

Է:2013-12-20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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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별거한 아내와 동거남, 그들에게 풍기는 묘한 분위기

남자는 4년간 별거한 아내와 이혼 절차를 밟기 위해 아내가 살고 있는 프랑스 파리로 향한다. 오랜만에 찾아간 아내의 집. 그런데 생면부지의 소년이 마당에서 자신의 딸과 놀고 있다. 소년은 아내와 동거 중인 또 다른 남자의 자식이었다.

이상한 건 아내와 ‘동거남’, 그리고 4년간 떨어져 살았던 자식들에게서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는 점이다. 이들은 무언가에 깊은 상처를 받은 듯 하나같이 표정이 어둡고 사소한 일에도 싸우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딸로부터 충격적인 얘길 듣게 된다. 아내 때문에 ‘동거남’의 전 부인이 식물인간이 됐다는 것. 도대체 이들 사이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6일 개봉하는 프랑스영화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과거에 얽매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원제는 과거라는 의미의 ‘르 파세(Le Passe)’. 영화는 진실이란 게 얼마나 많은 오해에 둘러싸여 있는지, 진실을 드러내는 과정은 얼마나 힘든지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아무도…’가 여타 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스토리를 풀어내는 어법에 있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각각 알고 있는 진실의 교집합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조금씩 드러낸다. 진실을 향해 돌진하지 않고 나선형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듯 서서히 ‘실체’에 접근한다. 관객 입장에선 이들이 품고 살아온 지독한 오해들을 확인하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게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맞닥뜨릴 수도 있겠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조로운 편이다.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음악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인물의 감정을 밀도 높게 그려내며 스크린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아무도…’는 지난 5월 프랑스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 역시 이 작품을 호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메가폰을 잡은 파르하디 감독은 이란 출신으로 차세대 영화 거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가 연출한 ‘어바웃 엘리’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2009년 2011년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과 황금곰상을 차지했다. ‘아무도…’ 역시 올해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되며 관심을 모았다. ‘아무도…’에서 여주인공 마리 역을 열연한 아르헨티나 출신 배우 베레니스 베조(사진 오른쪽)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15세가.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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