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룡해 띄우고 김원홍으로 견제?… 軍 감찰 공안 담당 간부들도 중용

18일로 집권 3년차를 맞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용병술은 무엇일까.

일단 김 제1비서는 실질적 2인자로 부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동시에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최 총정치국장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도 부상하고 있다.

최 총정치국장은 17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김 제1비서 바로 왼쪽에 앉았다. 또 추모대회 결의연설에선 군을 대표해 김 제1비서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김 제1비서가 최 총정치국장을 중용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 김 위원장의 ‘유훈’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최 총정치국장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김 제1비서에게 “‘아저씨처럼 여기고 의지하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제1비서가 당·정·군을 완벽히 장악하는 과정에서 최 총정치국장이 걸림돌이 될 경우 가차없이 실각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모부이자 40여년 동안 2인자의 위치를 확고히 다졌던 장성택마저 과감하게 처형했다는 점에서다.

김 제1비서는 장성택 처형 전후로 당과 군을 감찰하는 공안 담당 간부들도 함께 중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김 부장과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다. 이들은 소속 기관을 동원해 장성택 제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김 부장은 추모대회에서 지난해에 비해 주석단 자리가 김 제1비서 왼쪽 11번째에서 8번째로 세 계단 올라갔고, 최 부장은 새롭게 주석단에 편입됐다. 따라서 최 총정치국장의 힘이 더욱 커져 위협이 될 경우 김 제1비서가 공안기관 및 조직지도부를 동원해 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영길 인민군 총참모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최 총정치국장의 견제 세력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모두 군부 내에 지지 세력이 없고, 단지 김 제1비서의 군부 물갈이 과정에서 ‘벼락 출세’했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세력화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