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1918∼2013]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 두 차례 訪韓 김영삼·김대중 만나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 두 차례 방문해 김대중(DJ)·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세 사람은 모두 민주화 운동을 이끈 정치적 자산으로 국가수반에 오른 지도자다.

만델라와 DJ는 민주화를 외치다 옥살이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점도 같다. ‘아시아의 만델라’로 불리기도 했던 DJ는 만델라의 자서전인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을 우리말로 번역한 인연도 있다. DJ는 집권 중이던 2001년 3월 만델라를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했다. 당시 만델라는 대통령 직에서 퇴임해 야인 신분이었다. 총리와 부총리 등 정부 고위인사와 정·재계, 학계 등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만델라는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당시 만델라와 DJ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평화 메시지’를 발표했다. 세계평화 증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함께 애쓰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만델라는 서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다.

앞서 인연을 맺은 건 YS다. YS는 재임 기간인 1995년 7월 남아공 대통령인 만델라를 초청해 국빈으로 예우했다. 1994년 5월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만델라는 집권 1년 만에 방한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 만델라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하면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6차례 박수갈채를 받았다.

만델라가 가장 최근에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삼성전자가 그가 말년을 보낸 쿠누에 마을회관을 건립하면서다. 삼성전자 아프리카법인은 2011년 11월 쿠누의 마을 주민을 위해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지역사회센터를 세워줬다. 개관식 때 93세의 만델라는 거실 안락의자에 앉아 발받침대에 발을 올려놓고 담요로 하반신을 덮은 상태에서 방문객을 맞았다.

삼성 직원인 한 백인 남자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삼성을 ‘샘숭’이라고 발음하자 “샘숭이 아니고 삼성”이라고 바로 잡아줘 이를 바라보던 10여명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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