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목소리 커진 현오석… 자신감 붙었나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오던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최근 달라졌다.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 아래 연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대면 위주 보고체계를 서면보고로 대체하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 부총리는 이달부터 서울 집무실에서 받는 기획재정부 간부들의 보고와 결제 사안의 80% 이상을 서면보고로 대체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9일 “서울과 세종청사 간 업무 효율화 목적도 있지만 현 부총리가 이제는 업무 파악과 조직 생리를 확실히 이해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곤란한 질문에 “밥이나 먹자”며 얼버무리던 서툰 언론 대응 방식도 바뀌었다. 현 부총리는 매주 월요일 간부회의 발언 내용을 대변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알리는 등 언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언론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귀를 기울이라”는 발언도 간부회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고 한다. 국회만 가면 작아지는 모습을 탈피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현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에도 법인세율 단일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그 모습을 보고 대통령을 든든한 배경으로 삼아 현 부총리가 앞으로는 ‘할 말은 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의 변신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확실히 얻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각설이 나올 때마다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현실에서 정치권에 카리스마를 각인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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