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재계 인사 美 NSA서 통화 감청”… 올랑드 “우방사이 용납못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랑스 정·재계 인사들의 통화 내용을 도청한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NSA의 개인정보 수집 활동이 폭로돼 키스 알렉산더 국장과 크리스 잉글리스 부국장이 동반사퇴 의사를 밝힌 지 불과 나흘 만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1일(현지시간) NSA가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약 한 달 동안 프랑스 내 특정 전화번호의 통화 내용과 문자 메시지 약 7030만 건을 비밀리에 저장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비밀문서를 분석한 결과다.

감시 대상에는 프랑스의 테러 의심 인물뿐 아니라 정·재계 인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시민의 사생활 침해인 만큼 친구나 우방 사이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하루 전 20일에는 NSA가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의 이메일을 2010년 5월부터 지속적으로 들춰본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 이메일에는 국가의 외교·경제·정치를 망라한 국정 전반의 내용이 담겨 있다.

NSA는 지난해 6월부터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멕시코 대통령 등 9명에 대한 감청을 통해 8만5489건의 문자메시지를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NSA의 스파이 행위에 반발해 미국 방문을 취소한 바 있다.

미국 측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킨 점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자국민 안전을 위해 정보 수집활동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미국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세력이 여기저기에 너무 많아 안보 업무는 불행히도 24시간, 365일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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