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누수’부터 막아라… 예산 늘려봐야 밑빠진 독

복지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 정부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추진하기 전에 구멍 난 복지예산 지급 시스템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13일 2010년 이후 사망자 32만명에게 640억원대의 복지 급여가 잘못 지급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의진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09∼2013년 6월) 국민연금이 잘못 지급돼 환수가 결정된 경우는 모두 8만건 이상, 5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00여건, 45억여원은 아직 다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복지재원 누수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복지예산을 늘려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복지재정 누수의 근본 원인으로 복지사업전달체계인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하 사통망)의 부실이 꼽히고 있다. 그간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돼 오던 복지행정 시스템을 2010년부터 ‘사통망’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는 “그간 부처별로 혹은 지자체별로 제각기 운영하던 각종 복지 급여 관련 자료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현수 연구위원은 “호주나 영국처럼 복지부와 지자체 내에 부적정 수급자 관리를 위한 전담 조직, 인력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복지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이달 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사통망 시스템 점검과 개선에 나서는 등 복지전달체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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