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론 레인저’… ‘캐리비안의 해적’의 웨스턴 버전
바다가 아니라 사막에서 액션을 벌이는 ‘캐리비안의 해적’이라고나 할까. 4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론 레인저’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성공시킨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주연 배우 조니 뎁,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다시 뭉친 작품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웨스턴 버전으로, 193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무대로 주인공이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모험 판타지다.
영화는 전형적인 서부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평화로운 마을에 악당이 나타나고, 위기의 순간에 영웅이 등장하고, 마을은 평화를 되찾아 해피엔딩으로 정리되는 결말. ‘론 레인저’에서는 주인공 존 리드(아미 해머)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인디언 톤토(조니 뎁)가 ‘황야의 무법자’처럼 나타나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다르다. 두 명의 주인공이 벌이는 활극이 볼만하다.
까마귀를 머리에 얹고 얼굴에는 이상한 분장을 한 채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조니 뎁(50)은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연기한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와 비슷하다. 어릴 적 백인들의 꼬임에 빠져 인디언 동족이 피해를 당하게 되는 아픈 추억과 불타는 복수심을 간직한 톤토 역을 그럴 듯하게 연기한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2010)로 이름을 알린 아미 해머(27)와의 호흡도 잘 맞는다.
‘캐리비안의 해적’이 롤러코스터의 스릴을 선사했다면 ‘론 레인저’는 황야를 달리는 말처럼 경쾌하면서도 통쾌한 액션을 선보인다. 레인저(보안관)와 악당들이 말을 타고 열차를 쫓아가며 벌이는 총싸움이 정통 서부극의 향수를 자극한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장면들이 많지만 8㎞ 구간의 철로를 달리는 열차에서 아슬아슬하게 펼쳐지는 격투 장면이 압권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일까. 검사 출신인 존 리드가 악당에게 살해된 형을 대신해 정의의 레인저로 활약하기까지 과정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백인과 인디언의 관계를 새삼스럽게 재해석하는 부분은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요소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 전개되는 화려한 액션 덕분에 149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는 않다. 15세 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