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 절망한 천재 음악가 죽음을 택하는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린 줄이 끊어지고 몸통마저 산산조각이 난다. 새 악기를 찾아 나서지만 어떤 것으로도 원래의 음색을 되살릴 수는 없다. 바이올리니스트는 절망한 나머지 죽음을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명색이 예술가인데 아무렇게나 죽을 수는 없다. 침대에 누워 고상하게 죽음을 맞기로 한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첫사랑에 대한 회상에 젖는다.
영화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감독 마르잔 사트라피, 빈센트 파로노드)은 한 천재 음악가의 첫사랑에 관한 아름답고도 슬픈 우화를 음악과 함께 들려준다. 영화의 배경은 1950년대 이란의 수도 테헤란. 부서진 바이올린으로 인해 절망감에 빠져 죽음을 결심한 나세르 알리 칸(마티유 아말릭)은 마지막 일주일 동안 마음속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어린 시절 말썽만 피우는 소년이었으나 뛰어난 음악재능으로 당대 최고의 거장에게 수업을 받게 되는 나세르. 숨결 같고 한숨 같은 삶을 바이올린 활시위 하나하나에 불어넣으며 연주하라는 스승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첫사랑에 실패한 후에야 스승의 가르침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다. 사랑을 잃고 음악을 얻었으나 그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바이올린 연주에 녹여내던 예술가의 비애가 짠하다. 샹송에서 탱고, 재즈, 클래식까지, 바이올린 독주에서 협주, 피아노와 관현악곡까지 선사하는 선율이 주인공 나세르의 순간순간 표정 변화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예술에는 생명을 불어넣고, 육신에는 죽음을 안겨준 첫사랑의 아이러니. 마법 같은 영상과 유머 넘치는 대사 때문에 웃음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를 공동 연출한 이란 출신 마르잔 사트라피와 프랑스 출신 빈센트 파로노드는 펑크록을 좋아하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경쾌하게 그려낸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2007)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두 감독의 빼어난 영상 감각이 빛을 발한다. 영화 ‘잠수종과 나비’(2008)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프랑스 배우 마티유 아말릭의 연기도 일품이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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