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 찾아가는 토론… ‘최일구’ 새 브랜드 만들고 싶어”

과거 ‘방송기자’ 최일구(53)가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을 때 보여준 모습은 파격 그 자체였다. 기존 앵커들에게서 느껴지는 딱딱한 모습이 그에겐 없었다. 인간미가 느껴졌고 때론 괴짜 같았다. 특히 그의 촌철살인 멘트는 네티즌 사이에서 ‘최일구 어록’으로 만들어졌을 만큼 관심을 끌었다.

“홍도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홍도가 울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299명 당선자 여러분들, 제발 싸우지 마세요. 머슴이 싸움하면 그 집안 농사 누가 짓습니까?”….

하지만 최일구는 지난 2월 MBC에 사표를 제출하고 28년간 몸담은 회사에서 나왔다. 프리랜서 방송인 신분으로 ‘인생 2모작’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그는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영하는 생방송 코미디쇼 ‘SNL 코리아’의 간판 코너 ‘위켄드 업데이트’ 진행을 맡으며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3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일구는 “온실 속 화초가 벌판으로 나온 느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직장 다닐 땐 몸이 아프면 병가를 내고 일주일 정도 쉴 수 있었지만 이젠 불가능하게 됐어요. 연예인들 심정이 이해되기도 해요.”

최일구를 만난 건 그가 29일 첫 방송되는 토론 프로그램 ‘최일구의 끝장토론’(tvN)을 진행하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 토론 프로그램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한다. 특히 최일구가 토론에 앞서 토론 주제와 관련된 현장을 직접 취재해본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가령 교육 문제를 다루는 토론이면 최일구가 직접 학교 현장을 돌아다니며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제가 취재한 내용이 토론 현장에서 영상으로 소개되고, 이를 갖고 토론이 이뤄지게 돼요. 현재 방송은 2회분 녹화를 마친 상황인데 진행을 해보니 어렵더라고요. 매끄럽게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부딪치면서 계속 배워나가야죠.”

‘…끝장토론’은 2010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방송인 백지연(49)이 ‘백지연의 끝장토론’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방송됐다. 최일구는 “백지연씨만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했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말싸움보다는 해법을 찾아가는 토론 프로그램이 됐으면 해요. ‘…끝장토론’을 통해 ‘최일구’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합니다.”

최일구는 2010년 ‘황금어장-무릎팍도사’(MBC)에 출연해 고교 시절 만든 코믹한 노래 ‘로케트를 녹여라’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그는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신곡은 두 곡을 생각하고 있는데, 한 곡은 이미 제목도 만들어놨어요. ‘조용필은 위대하다.’ 어릴 때 (조용필 데뷔곡인)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듣고 ‘저것보다 더 좋은 노래는 안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조용필씨는 계속 명곡을 만들어 내더라고요. 정말 위대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됐죠. 이번에도 (조용필이 발표한 신곡) ‘헬로’ ‘바운스’ 같은 곡 들어보면 대단하지 않나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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