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짓밟은 학부모들 법원은 가차없이 엄벌

학교 교사를 상대로 한 학부모들의 ‘행패’는 법정에서 대부분 엄격히 처벌된다. 많은 경우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되며, 위자료까지 지급할 수도 있다.

A씨(40·여)는 2011년 7월 강원도 원주 한 초등학교에서 20대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았다. 교사의 비명에 아이들이 몰려나왔지만, A씨는 주먹으로 교사를 여러 차례 때렸다. A씨는 아들이 학급 회장 선거에서 낙선하고, 교내 웅변대회에 나가 우승하지 못한 것 등에 대해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 교사는 2주 동안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다. 춘천지방법원은 지난 1월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위자료 300만원을 피해 교사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학교에서 소란을 피운 경우에도 공무집행방해가 된다. B씨(55)는 지난해 7월 서울 S고교 교무실을 찾아가 30분가량 욕설을 퍼부었다. “이 ○○○들아, 너희가 그러고도 선생이냐.” 벌점 누적으로 딸이 퇴학 통보를 받자 찾아간 것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B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교장의 교내 질서유지 등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공개적인 비방은 명예훼손이 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1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가 있는 서울 청운동 K고교 앞에서 “애국가 없앤 이적단체 전교조 교사 ○○○는 물러나라”고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 시민단체 대표 이모(72)씨 등 2명에게 각각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학교에 전화를 걸어 특정 교사를 비방하면 모욕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C씨(54)는 수십 차례 올케가 근무하는 수도권 소재 M고교 교무실로 전화해 “탐욕스럽고 거짓말을 잘하는 여자다. 교사를 할 자격이 없다”고 한 혐의(모욕) 등으로 기소돼 지난달 말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교육부는 14일 이와 관련, 학부모나 학생에게 폭언·폭행 등을 당한 교사들을 치유하기 위해 시·도별로 ‘교원치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장은 교사 폭행사건이 발생했을 때 즉시 관할 교육청에 보고하고, 교사를 폭행한 학생은 보호자와 함께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를 의무적으로 받게 된다.

강주화 이도경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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