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갓 고가사치품에 휘둘릴 게 뭔가

Է:2013-04-29 19:29
ϱ
ũ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루이비통 구찌 샤넬 등 해외 고가사치품이 ‘명품’이란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분에 넘치는 소비를 조장해 부담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고 계층간 위화감마저 야기하기에 이르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입 고가제품을 구입한 20세 이상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9.8%가 카드할부로 매입한 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들 응답자 중 84.8%는 앞으로도 해외 유명브랜드 구입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해외 유명브랜드 상품 구입이 그만큼 사회 전반적으로 일상화돼 있으며 쇼핑환경 또한 고급브랜드 선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사회가 명품 선호병에 푹 젖어 있음을 말해주는 조사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주5일제 도입 이래 레저붐이 일면서 아웃도어 상품시장에서도 비슷한 명품선호병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가까운 야산에 오르면서 전문가용 고가 기능성 수입제품을 입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넘친다. 고가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하려는 업계도 문제지만 과시적 소비, 모방 소비 등 바람직하지 못한 우리의 소비행태가 더 문제다.

‘명품’이란 칭호부터 교정해야 한다. 원래 명품이란 기품 있고 훌륭한 상품을 뜻하는데 값비싼 해외브랜드 상품을 명품으로 칭하면서 본질이 왜곡된 측면이 없지 않다. 일본에서도 명품은 해외의 고가사치품을 뜻하기보다 전통 있는 지역 특산품을 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개개인의 소비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소비행태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고가 사치품시장 규모는 5조원을 웃돌았으며 그 규모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마당에 한쪽에서는 분에 넘치는 고가사치품 소비가 확산된다면 사회의 공동체성은 급속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갓 고가사치품에 불과한 물건에 휘둘릴 게 뭔가.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