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靑 인사실패 강력 질책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박근혜정부 첫 업무보고에선 청와대의 인사 실패에 대한 강도 높은 질책이 쏟아졌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인사 난맥과 관련해 거듭 사과의 뜻을 표시했지만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집중 거론했다.

허 비서실장은 인사말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정 운영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인사와 관련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인사위원장으로서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 장관 임명 과정을 놓고 ‘청와대가 뒤통수를 쳤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은 “박 대통령이 최근 야당 상임위 간사단 등과 식사한 것과 관련해 진정한 소통 정치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결국 윤 장관을 비롯한 3명에 대한 인사를 강행했다”며 “기껏 소통정치한다고 했다가 식탁에서 반대한 분을 무더기로 임명한 이유가 뭔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구중궁궐에 갇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도 “인사담당 실무자는 정권이 바뀌어도 6개월 정도 남겨두거나 인사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는 분을 둘 수 있는 제도를 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허 비서실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50일이 지난 상황에서 윤 장관을 임명하지 않았을 경우 해수부가 본격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며 윤 장관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또 “야당 간사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검증 결과 전문성을 갖고 있으니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어 임명을 강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전임 정부의 인사 관련 존안 자료가 이관되지 못한 것도 인사 파동의 한 원인으로 들었다.

민주당 정호준, 이언주 의원은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와 관련해 “진주의료원에 뇌출혈로 입원했던 환자가 최근 병원의 요구로 병원을 옮긴 후 하루반 만에 사망했다”며 “청와대가 조정력을 발휘해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허 비서실장은 “해당 환자는 가족이 퇴원시켜 달라고 해 옮기던 중 사망한 것으로 의료원이 퇴원을 강행한 게 아니다”며 “보건복지부와 교감을 나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도록 청와대가 지켜보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국가인권위 업무보고에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청와대의 사퇴 압박설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았지만 사퇴가 아니고, 막연하게 새 정부가 출범하니 협력해 줄 수 있느냐고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유동근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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