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전쟁의 예수’ 美 최고 훈장 받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박애를 실천하다가 포로수용소에서 숨진 미국 군종 신부가 62년 만에 미국 최고 훈장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전쟁 때 제1기병사단 제8기병연대 제3대대 소속이었던 종군 사제 에밀 J 카폰 대위에게 최고 무공 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추서했다.
카폰 신부는 1950년 11월 함경남도 원산에서 소속 부대가 중공군에 포위됐을 때 탈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부상병을 돌보다가 전쟁포로로 붙잡혔다. 그는 교전 중 부상당한 중공군 장교에게 다가가 미군에 투항하라고 설득하는 등 전쟁터의 적군도 돌봤다. 적군이 부상병을 사살하려 하자 목숨을 걸고 총구를 밀어내고 나서 부상병을 나르기도 했다.
카폰 신부는 평안북도의 벽동 포로수용소에 갇혀 적군의 저장고에서 음식과 약을 훔쳐 포로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던 중 이질과 폐렴 등으로 인해 51년 5월 23일 35세의 젊은 나이에 이국 땅에서 숨졌다.
카폰 신부의 영웅적인 헌신은 전쟁에서 살아남은 병사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같은 부대에 있었던 마이크 다우 전 중위는 54년 한 일간지에 카폰 신부의 행적을 소개했고 이를 정진석 추기경이 신학생 시절 ‘종군신부 카폰’이라는 책으로 번역해 한국에 소개했다.
이날 훈장은 카폰 대위의 조카인 레이 카폰이 대신해 받았다. 레이는 “삼촌의 공적을 인정받는 것은 가족의 영예일 뿐 아니라 역사적인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족뿐 아니라 다우 전 중위 등 한국전 참전 병사들도 이날 훈장수여식에 참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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