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토지주택공사 사장 사표… 공기업 수장 ‘물갈이’ 시작

공기업과 금융권에서 ‘물갈이 도미노’가 시작됐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공기관 전체가 출렁이고 있다. 여기에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실세로 꼽혔던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면서 물살은 한층 빨라졌다.

이 사장은 지난 27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사의를 표명하고, 28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 사장은 2009년 1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통합으로 출범한 LH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연임돼 오는 9월에 임기가 끝난다. 이 사장의 사의표명은 지난주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통합 이후 3년6개월간 LH를 이끌어온 이 사장은 통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LH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재조정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재임 기간에 부채증가 속도가 크게 감소하고 지난해에는 통합 이후 최대 당기순이익과 매출액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공기업에서는 이 사장의 사퇴를 본격적인 물갈이 신호탄으로 본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의 수장이 물러난 만큼 다른 공기업 수장도 자연스럽게 사정권에 들어가게 됐다. 여기에다 강 회장의 사퇴는 ‘결정적 한방’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던 무게감이나 임기가 내년 3월까지 1년이나 남은 점을 감안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수장 물갈이가 ‘초대형 규모’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강 회장의 전격사임으로 금융공기업과 주요 금융지주회사 수장은 무더기로 바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MB맨(이명박 전 대통령 사람)’으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다. KB금융은 어 회장의 임기가 오는 7월 끝나기 때문에 다음 달부터 회장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새로운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다.

김찬희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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