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서 막힌 정부조직법… 처리 약속 시한 어겨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20일 무산됐다. 여야가 지난 17일 정부조직 개편 협상을 타결하면서 국민에게 이날까지 처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약속을 스스로 내팽개친 것이다. 양측은 21일에는 처리한다는 목표지만,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당초 오후 2시 본회의에서 40개에 이르는 정부조직법 관련 법안을 일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두 번의 개회 연기 끝에 결국 본회의를 열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지상파 방송 허가권 문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사전 동의 범위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하면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양측은 우선 지상파 방송 허가권 문제에서 입장차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지상파 방송의 허가 추천권을 방통위에 두되 허가권을 미래부가 갖도록 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지난 합의문에서 지상파 방송 정책은 방통위에 존치하도록 했고, 방송용 주파수 관리도 방통위 소관으로 한 만큼 지상파 방송 전반의 관할권은 방통위에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상파 방송 관련 주파수 관리, 무선국 허가 등 일체 업무가 방통위에 존치된다는 점은 국회 안팎에서 합의문에 분명히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합의문에 전파방송관리 업무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돼 지상파 방송의 무선국 허가권 역시 미래부로 이관된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지상파 방송의 허가권 또한 미래부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거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전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로 나눠져 있을 때도 시설과 관련한 최종 허가는 정통부가 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존 방통위가 맡고 있는 전파방송관리과의 업무를 일체 미래부로 이관한다고 합의했다”며 “그렇게 되면 무선국 허가는 명백하게 미래부 소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합의한 SO에 대한 방통위의 ‘사전 동의제’의 경우 새누리당은 ‘허가·재허가 및 법령 제·개정 시에만 방통위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때문에 방송법에서 허가, 재허가, 변경 허가를 구분하고 있어 이 중 변경 허가의 경우 방통위의 사전 허가가 필요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민주당은 변경 허가 역시 방통위의 사전 허가 대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추가 협상을 통해 21일에는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정부조직법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현길 임성수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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