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병역면제] 최전방 자진 입대한 하선호·조경환 상병 “구겨진 종이가 더 멀리 날아가죠”

Է:2013-02-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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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병역면제] 최전방 자진 입대한 하선호·조경환 상병 “구겨진 종이가 더 멀리 날아가죠”

캐나다 영주권자인 하선호(23) 상병은 군복무 의무 대상자가 아니지만 지난해 2월 자진 입대해 최전방인 강원도 화천 육군 7사단에서 복무 중이다. 지난 20일 만난 하 상병의 관물대에는 ‘구겨진 종이가 더 멀리 날아간다’고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그는 “고난은 자신을 성숙시키는 과정이라고 믿기 때문에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군 입대를 결심한 이유”라고 말했다.

하 상병은 2009년 4월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떠나 더글러스 칼리지에서 회계학을 공부했다. 한국을 떠난 건 ‘군대를 피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낯선 외국 생활을 하며 생각을 고쳤다. 타국 생활에 쉽게 힘들어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군대에서 강해지고 싶다’고 다짐했고 얼마 후 한국에 돌아와 자진 입대했다.

하 상병은 군복 상의 왼쪽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다. 수첩에는 ‘나는 강하다’ ‘포기하지 않는다’ ‘힘든 것을 즐길 줄 안다’ 등 스스로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그는 “사람들 앞에 잘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이제는 1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말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혹독한 군 생활을 통해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지난 19일 강추위에 꽁꽁 언 얼음을 깨고 찬물에 들어갔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평소 추위를 참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얼음물에 들어가자마자 몸이 깨지는 것 같았다”며 “내가 있던 곳이 얼마나 따뜻한 곳이었는지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하 상병의 말이 끝나자 같은 부대 소속 조경환(22) 상병이 거들었다. 그는 이달 초 있었던 혹한기 훈련 얘기를 꺼냈다. 그는 “훈련 중 잠시 벙커 안에 들어갔을 때 따뜻하다고 느꼈는데 알고 보니 영하 10도였다”며 “고난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조 상병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다. 중학교 때 한국에 들어와 홍익대 경제학부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자진 입대했다. 조 상병은 “어려서부터 ‘당연히 해야 될 일은 해야 한다’고 배웠다”며 “전역 후 군대 얘기하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대화에 끼지 못하는 것도 싫었다”고 농담 섞인 말을 했다. 입대 초기에는 솔직한 성격 탓에 에피소드도 적지 않았다. 조 상병은 “훈련 기간 중 선임이 ‘힘드냐’고 물으면 다른 군인들은 ‘아닙니다’라고 크게 대답하는데 저 혼자 ‘네’라고 대답해 주위를 당황스럽게 했다”고 털어놨다.

조 상병은 군생활의 가장 큰 수확은 ‘의지를 배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병교육대 때 무릎 통증을 참고 완전 군장 행군을 완주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인간은 의지가 있다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그때 분명히 느꼈다”고 말했다. 조 상병은 군대를 회피하려는 청년들에 대해 “일반적인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 오는 곳인데 억지로 피하는 것은 스스로 ‘평균 이하’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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