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이 임원으로 재직했던 기업 美 의회 등 상대 2000만 달러 로비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재직했던 글로벌 전기통신장비 기업인 알카텔루슨트(Alcatel-Lucent)가 미국 의회 등을 상대로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김 후보자가 고위급 임원으로 있던 기간에만 2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로비자금을 후원금 등으로 썼다.

21일 미 상원의 로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알카텔루슨트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833만9433달러(약 200억원)를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 미 상원은 기업체들의 로비 액수·내용 등을 분기마다 공개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05년 4월부터 알카텔루슨트 산하 연구기관인 벨연구소 사장으로 재직했고, 2011년 7월부터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을 돕는 CSO로 일했다.

김 후보자가 자신의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즈를 10억 달러에 매각해 화제가 됐던 알카텔루슨트의 전신 루슨트테크놀로지스도 로비에 적극적이었다. 이 회사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521만 달러를 로비했다. 김 후보자는 이곳에서 98년부터 광전송네트워크부문 사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지냈다.

알카텔루슨트는 미 워싱턴주 최대 로펌인 코빙턴앤드벌링 등을 동원해 미 당국자들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안기고 사업에 유리한 법안에 지지를 표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대통령의 광대역 통신 혁신 공약, 국가 브로드밴드 보급계획 등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미 정부와 특정회사 간 인터넷 트래픽 정보공유를 허용케 하는 사이버정보공유보호법(CISPA)의 강화를 주장한 점은 논란으로 남을 전망이다.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정부의 대중 감시 악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 로비활동은 미국에서는 합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허용되지 않는다. 막강한 공룡부처인 미래부는 각종 로비와 민원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 국적을 갖고 중앙정보국(CIA)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등 미국 사회에 익숙한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적합한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