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학교 2013’이 낳은 예비 스타] 우등생 송하경역 박세영 “진짜 졸업하고 출발선 선 듯”

조인성(32) 장혁(37) 임수정(34) 하지원(35) 배두나(34) 김래원(32)….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쥐락펴락하는 이들 톱스타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KBS 2TV 드라마 ‘학교’ 시리즈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는 점이다. 1999∼2002년 시즌 4까지 만들어지며 인기를 끈 ‘학교’ 시리즈는 지금의 수많은 스타들을 길러낸 요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만큼 지난해 12월 ‘학교’ 시리즈가 ‘학교 2013’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10년 만에 부활했을 때 사람들은 기대감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어떤 인물이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까.’ 전작들이 그러했듯 드라마는 지난달 28일 종영하기까지 스타로 성장할 수많은 재목들을 발굴해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본명 김현중·24), 서울 사간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박세영(25)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박세영은 지난해 누구보다 바빴다. 1년 동안 찍은 드라마가 다섯 편이나 될 정도다. 그는 ‘학교 2013’ 촬영에 임하기 전, 데뷔작인 ‘내일이 오면’(SBS)을 시작으로 ‘적도의 남자’(KBS2), ‘사랑비’(KBS2), ‘신의’(SBS)에 잇달아 출연했다. 거의 연중 내내 브라운관 속에 살았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대중에게 박세영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 건 ‘학교 2013’이었다. 그는 ‘S대’ 입학만이 삶의 목표인 승리고 2학년 2반의 우등생 송하경 역을 연기했다. 송하경은 속 깊은 친구들과 참스승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생님을 만나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교정하게 된다.

방송이 끝난 현재 박세영에게 ‘학교 2013’은 어떤 작품으로 남아있을까. 우선 그는 “촬영하는 3개월 내내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출연 배우들이 비슷한 또래이다 보니 정말 재밌게 찍었던 거 같아요. 마지막 촬영을 끝냈을 땐 진짜로 학교를 졸업한다는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했어요.”

상명대 영화과 07학번인 박세영은 실제로 22일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사회인으로서, 그리고 인지도가 쌓이기 시작한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송하경과 비교했을 때 박세영의 실제 학창 시절 모습은 어땠을지 궁금했다. 그는 “친구들이랑 복도도 뛰어다니며 수다도 많이 떠는 평범한 여고생이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송하경 같은 삶을 살아본 적 없으니 연기 하는 내내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송하경이 착한 역할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있다보니 시청자들에게 얄밉게 보여선 안 되고, 때론 동정이나 응원도 얻어내야 하는 배역이어서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박세영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고 다양한 작품에 임하면서 실제 성격도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낯가림이 심한 편이어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능동적인 성격이 됐다는 것이다.

“드라마 한 편을 하면 배우와 스태프까지 100명 넘는 분들을 새로 알게 돼요. 그런데 저는 지난해 다섯 작품이나 했잖아요? 500명 넘는 분들을 만난 셈이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성격도 ‘오픈 마인드’로 변한 것 같아요.”

배우로서, 스타로서 첫 발을 내디딘 그는 스스로에게 “지금이 나에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지금 바로 서 있지 않으면 앞으로 다가올 많은 변화들을 겪으며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했다. 차기작을 묻는 질문엔 멜로극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학교 2013’에서는 ‘러브 라인’이 없었잖아요? 고남순(이종석)을 좋아하긴 했지만, 아주 애절한 짝사랑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다음엔 진정한 멜로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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