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먼저 가 괘씸죄?… 訪美특사단 아직 케리 면담 못잡아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한 ‘한미정책협의단’이 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 정책협의단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단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의 마음은 가볍지 않아 보인다. 미 행정부 고위인사 면담 일정이 전날 밤까지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미 한국 대사관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면담이 확정된 인사는 행정부 쪽에서 애시튼 카터 국방부 부장관, 의회에는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과 밥 코커 상원 외교위 간사뿐이다. 다른 일정으로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 면담과 미 상공회의소 회장단 오찬간담회 등이 있다.

문제는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 면담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한국 측의 ‘채근’에도 불구하고 갓 취임한 케리 장관의 바쁜 일정을 들며 구체적 접견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만남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떠나기 전 박근혜 당선인이 미국 정부에 전달할 사항까지 얘기한 마당에 협의단의 방미 모양새가 그리 좋지는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협의단은 미 정부에 당선인이 지향하는 정책기조, 한·미관계와 북핵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 정부가 장관 이·취임과 인사 청문회 등으로 어수선하기 때문이지 한국 새 정부를 ‘홀대’하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케리 장관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단독은 아닐지라도 협의단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측이 촉급하게 방문 일정을 추진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방문 사실을 발표하고 이번 주 만나자고 하는 것은 ‘결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특사단이 날짜도 확정하지 않고 베이징으로 가는 바람에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만나기 위해 며칠을 기다린 것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무성 중국 특사단장 일행이 시 총서기 면담 날짜를 정하고 베이징에 간 것과도 대비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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