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늦춰지는 총리 인선… “6일까지는 지명해야”

첫 국무총리 후보 지명과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새 정부 출범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조직법 통과 및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감안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출범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것까지 각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회 일정을 감안해 4일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일부 인선을 먼저 발표하리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빗나갔다. 당선인 주변에서는 “김용준 총리 후보자 자진사퇴 때문에 검증 잣대가 더 엄격해졌고 이를 충족시키려다 보니 인선 발표가 늦어지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차례 검증에 실패했던 만큼 자체 검증을 보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주말을 지나면서 박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검증대 통과가 무난한 인사들이 총리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선 전 강원지사를 필두로 인수위 부위원장인 진영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대표적이다.

총리 인선 절차는 물론 발표 시점도 오리무중이다. 설 연휴 전이냐, 이후냐 관측이 무성하나 국회 일정을 감안해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인수위 관계자는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려면 24일까지는 청문 절차가 끝나야 한다”며 “때문에 6일까지는 지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선인 주변에선 5일쯤 청와대 비서실장 및 수석 인선을 먼저 발표하고, 6일쯤 총리 후보를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에게 장관 제청권을 주겠다고 공언해 왔던 만큼 설 연휴 기간 장관 인선을 논의한 뒤 발표한다는 복안이다.

이런 가운데 박 당선인이 당사자들의 고사로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선인을 잘 아는 인사는 “당선인 스타일상 누가 적임자인지 머릿속에 구상이 돼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늦어지는 건 당사자들이 고사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따라서 인선이 마냥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당선인이 현행 인사청문제도를 ‘신상털기’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윤리적 흠결은 청문회 이전에 비공개 회의와 문답조사로 검증케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제도 변경에 회의적 시각도 있다. 친이명박계인 조해진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 “비공개 신상검증은 비밀이 유지돼야 취지가 살 텐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언론이 별도로 취재해 신상을 검증하는 것은 법으로 못하게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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