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총리 후보 검증] 검증하기는 한 건지… 朴 ‘깜깜이·나홀로 인사’ 도마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나홀로 검증’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여권 내에서조차 병역과 탈세, 부동산 투기 여부는 검증의 기본사항인데 당선인 측이 보안에만 집착하다가 제대로 검증을 못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당선인 측은 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청와대에 인사자료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선인 측이 인수위 구성 단계에서는 민정수석실에 인사자료를 요청해 제공했다”며 “총리 후보자 검증 때도 자료 요청이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혀 연락이 없어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선인 측이 총리를 비롯해 내각 인선과정에서 청와대에 자료를 요청할 경우 보안이 지켜지지 않을 것을 우려, 일부러 접촉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선인 측에서는 이재만 보좌관, 정호성 비서관, 최외출 전 중앙선대위 기획조정특보를 중심으로 철저한 보안 속에 검증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분한 검증을 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첫 조각(組閣) 인선은 숫자가 많아 현행 검증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조만간 단행될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 인선 과정에서 또다시 검증사고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기존 방식을 쉽게 바꾸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정말 사고가 크게 터져 도저히 바뀌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박 당선인은 앞으로도 안 바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새누리당과 인수위 내에서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당에 가봤더니 아주 곤혹스러워하더라”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청문회를 통과하려면 적어도 ‘B+’는 돼야 하는데 김 후보자는 ‘B-’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냈던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적극적으로 적절한 해명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대쪽같은 소신이 김 후보자의 트레이드마크인데 그게 사라져버린다면 본인한테 뭐가 남겠는가”라며 “이번 청문회 역시 쉽지는 않겠다는 판단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재중 유동근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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