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하나 된 소리, 감동 큰 울림… 장애우와 비장애우 합창단의 희망 화음
‘탁, 탁, 탁’
합창단 지휘자 박제응(48) 교수가 노래를 중단 시킨다.
“목소리가 너무 튀어요. 화음이 안 돼요”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과 첫 만남에서 JW중외그룹 사내합창단원들은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오히려 국내외 350여차례 공연 경험을 갖고 있는 장애인 합창단원들이 초
보 합창단을 박수와 환호로 격려한다. 2012 정기공연을 열흘 앞둔 지난 11일, 두 합창단이 첫 합동 공연을 위해 일산 홀트복지센터에 자리를 함께 했다.
국회의원들과 대통령까지 울린 합창단으로 유명한 홀트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는 세계 최초로 중증 장애우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이다. 장애우들의 재활의지를 북돋우고 잠재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1999년 창단됐다.
뇌병변, 정신지체, 시각장애, 다운증후군… 34명의 합창단원들은 이런 중증 장애를 갖고 있다. 부모에게조차 버림 받고 입양마저 여의치 않았던 이들이다. 홀트 일산복지타운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300명의 중증 장애원생들 중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가장 낮은 곳에 소외된 그들에게 합창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온몸을 던져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바깥세상과 교감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입모양과 손짓, 몸동작은 노래와 상관없이 제각각이다. 자신의 의지와도 상관이 없다. 음정도 박자도 불안하다. 그렇지만 순수한 영혼에서 배어나오는 목소리는 늘 듣는 이들의 가슴을 적신다.
“어눌한 소리와 불편한 몸이지만, 무대에 서서 감동을 전하는 단원들이 성취감을 느낄 때 나도 가장 보람을 느낀다.” ‘영혼의 소리로’ 창단 초기부터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박제응 교수의 말이다.
JW중외그룹과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의 인연은 10년 전인 2003년 5월에 시작됐다. 이종호 그룹 회장이 대한간호협회 창립 기념식장에서 이 합창단의 노래에 감동을 받았다. 이후 ‘사랑의 후원 결연’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창단된 사내 합창단은 단지 음악을 사랑하는 직원들의 취미 모임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 주변의 이웃들, 특히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사내 합창단의 손화진씨는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음을 알게 됐고 더욱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같이 노래하면서 몸도 마음도 맑아진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이들로부터 고마움을 느낀다.
지적장애 3급인 박지혜(43)씨는 “지금도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늘 따뜻하게 대해주는 JW합창단이 한 가족처럼 느껴진다”며 “노래를 많이 가르쳐 줄테니,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우리가 세상 처음 태어났을 때
눈 부신 태양 봤을 때
누구보다 더욱 많은 것을
볼 수도 할 수도 있었지
견디기 힘든 때 있었지만
그럴수록 강해졌다네
우∼ 우∼ 흠∼ 흠∼아∼
34명의 천사들과 그들의 마음을 닮고 싶어하는 40명의 JW합창단원들, 74명이 만들어내는 천상의 하모니가 늦가을 먹구름 사이로 간간히 비치는 햇살을 따라 아름다운 선율을 그린다.
사진·글=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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