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사르코지 거친 말싸움… EU정상회의서 감정 폭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공개적으로 한판 붙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와 관련해 그동안 쌓였던 앙금이 폭발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회의장에서 캐머런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 사이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나머지 EU 정상들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26일 제2차 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다음 회의에 비유로존 국가들을 참석시킬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던 참이었다.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영국의 캐머런 총리가 먼저 “EU 회원국인 27개국이 다 모여야 한다”며 발끈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의 유로존 국가들 때문에 은행 등 유럽 전체가 타격을 입었으니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또 자국의 이권이 걸린 리스본조약(EU 개정조약)을 일부 수정하는 것에도 의견 개진을 하겠다는 주장을 폈다. 위기 해법으로 제시된 은행자본 확충 등을 위해선 이 조약을 개정해야 하나 영국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로 EU 탈퇴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잠자코 듣고 있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개입하고 싶었다면 영국은 처음부터 유로존에 가입했어야 했다”며 “유로화가 싫다고 했으면서 회의에서 이래라저래라 훈수하는 당신들이 매우 역겹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캐머런 총리뿐 아니라 앞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유로존의 위기 대응방안이 미흡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녹아 있다. 이들 정상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각자의 주장을 펴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진땀을 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의 전부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거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유로존에서 국가 부채가 두 번째로 많은 이탈리아에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경제개혁안을 내놓으란 얘기였다. 또한 그동안 끊임없이 성추문과 부정부패 의혹에 시달리면서 리더십이 크게 약화된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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