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장기기증 증가, 2011년 첫 300건 돌파 예상되지만… 이식 대기 2만명
2008년 숨진 권투선수 최요삼씨의 장기기증 효과로 200건을 넘은 뒤 최근 3년간 정체됐던 뇌사자 장기기증이 올해 처음으로 3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일선 의료기관의 뇌사 추정자 신고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장기이식법) 시행 이후 잠재 뇌사자 발굴이 급증하고 장기기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보건복지부 지정 독립 장기구득 기관인 한국장기기증원(KODA)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올해 월별 뇌사자 장기기증은 1월 29건, 2월 24건, 3월 35건, 4월 27건, 5월 28건, 6월 31건, 7월 31건으로 조금씩 증가하다 8월엔 40건에 달했다. 1979년 첫 뇌사자 장기기증이 이뤄진 뒤 월 40건에 이른 것은 처음이다. 8월 말까지 장기기증은 244건으로 전년 동기 186건보다 31% 증가했다. 최종 집계는 안 됐지만 지난달에도 25명이 기증했거나 기증 절차에 들어갔다.
KODA 김선희 사무총장은 “지난해까지는 8월 이후 기증자가 점차 줄었는데 올해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 추세라면 지난해 전체 기증자 268명을 훨씬 넘어 올 연말까지 목표치 350명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이식법 시행 후 병원으로부터의 뇌사자 추정 신고는 6월 70건, 7월 94건, 8월 112건으로 1∼5월 평균(30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KONOS 관계자는 “뇌사자 장기기증이 500건을 넘으면 이식 대기자가 정체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있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300건을 돌파한다면 장기기증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년 증가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를 충당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올 6월 기준 순서를 기다리는 이식 대기자는 1만9992명으로 2006년 1만3741명에서 5000명 이상 늘었다. 더욱이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률은 주요 국가에 비해 아직 매우 낮다. 인구 100만명당 뇌사자 장기기증자는 스페인 34.4명, 미국 25.5명, 독일 14.9명, 영국 15.1명이지만 우리나라는 5.5명에 불과하다.
뇌사자 장기기증에 대해 환자 가족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국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신체 훼손이라는 인식의 벽이 높아 장기기증을 통해 생명 나눔을 실현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KODA가 지난 6∼8월 뇌사 추정자로 통보된 276명 중 최종 기증한 102명을 뺀 174명의 기증 실패 이유를 조사한 결과 가족 반대가 45.4%로 가장 많았다.
신고된 뇌사 추정자에 비해 장기기증 설득과 사후관리 등을 담당할 코디네이터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뇌사자 장기기증자 예우와 대국민 홍보·교육 강화 등 장기기증 확산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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