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향악단 연말 ‘화합 연주’ 추진
서울과 평양에서 올 연말 남북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듣게 될지 모르겠다. 지난 12일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다녀온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16일 서울 세종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방북 보고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승인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오는 12월 서울과 평양에서 한 차례씩 연주회를 갖기로 북한 조선예술교류협회와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시향과 합동연주를 할 북측 교향악단은 평양국립교향악단 혹은 은하수관현악단 중 한 곳이 될 전망이다. 정 감독은 “(레퍼토리는) 베토벤 교향곡 9번에 뜻이 있다”고 밝혔다. 남북 화해와 협력을 상징하는 교향곡 ‘합창’이다. 오케스트라 단원은 남북 반반으로 구성된다.
연말 공연이 성공리에 치러지면 장기적 남북 클래식음악 교류도 추진된다. 정 감독은 “뜻있는 (북한) 학생을 도와주는 게 목적이다. 내년에는 북한 젊은 음악가들을 초청해 일주일, 열흘씩 (남한에서) 함께 연습하길 바란다”며 “(한·중·일 3국 연주자들로 구성된)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같은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방북 기간 북측 교향악단과 함께 리허설을 주재하고 단원 7명의 오디션도 봤다. 그는 “(북한 음악가들의 실력이) 기술적으로는 굉장히 높다. 기술만 봐서는 예전, 그러니까 10년 전 서울시향보다도 뛰어나다. 모든 걸 실수 없이 정확하게 하는 게 인상 깊었다”며 “다만 클래식 레퍼토리가 적어서 젊은 연주자들은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을 일평생 처음 연주해보는 거더라”고 전했다. 이어 “음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상회담과 맞물려 합동연주가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는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게 내 일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갑작스럽게 방북이 성사된 데는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정 감독은 “그간 여러 차례 방북을 추진해 거의 성사 단계까지 간 적도 있으나 매번 정치적인 문제로 좌절됐다. 이번에 그분(자크 랑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과 일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해 북한 예술계 관계자를 소개받았다. 북측 인사를 접촉한 지 2주밖에 안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샤를 뒤투아 예술감독은 공연기획사 린덴바움 뮤직과 함께 남북 청소년오케스트라의 방북 공연을 추진했으나 통일부로부터 불허 통보를 받았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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