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⑩ 신상호 STX조선해양 사장] “세계 톱10 랭크 기업 1∼2개 갖는 게 그룹 목표”
STX그룹은 국내 다른 재벌들과 달리 혜성처럼 등장했다. 오너도 재벌 2세가 아니라 야간대학을 나온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강덕수 회장이 2001년 쌍용중공업을 20억원+α에 인수한 지 10년 만에 STX는 재계 순위 12위(공기업 제외)까지 올라섰다. 최근 하이닉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STX는 재계 순위 10위권 안으로 들어온다. 금호아시아나, 두산, 한진그룹보다 앞선다. 이토록 빠른 성장 비결은 뭘까. 16일 경남 진해에서 만난 신상호 STX조선해양 사장은 역량에 맞는 성장정책, 인재중심 경영을 비결로 꼽았다. 우선 조선·해운 등 익숙한 분야 외에 모르는 사업은 욕심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덩치 큰 기업이 아니라 우리의 능력이 닿는 회사를 인수해 키우자는 원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확장을 위한 확장
은 하지 않고, 모르는 분야는 손대지 않는 게 철칙이었죠. 그래서 시행착오도 없었습니다.”
그는 쌍용중공업 출신으로 강 회장이 쌍용중공업을 인수할 때도 동고동락하는 등 강 회장의 생각을 잘 읽는 CEO란 평가를 받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모태가 된 대동조선도 인수 당시 연매출 3400억원에 중소형 배를 연간 12척 정도 건조하던 이름도 없는 회사였어요. 우리가 인수해서 10년 만에 10∼20배로 규모를 늘렸습니다. 팬오션도 인수 당시 매출 2조원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10조원까지 올려놨습니다.”
인재를 중시하는 STX의 철학도 힘의 근원이라고 했다.
“우리는 중소기업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대기업의 시스템을 몸에 익힌 전문가와 인재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인재를 외부에서 적극 수혈했고, 각 분야에서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최고경영진이 포진해 있는 게 큰 장점입니다.”
강 회장의 뛰어난 경영수완 덕분이란 점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강 회장은 목표를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채찍질했고, 전략적 안목도 뛰어났다”며 “회사를 인수하면 곧바로 비전과 목표,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내는 귀재”라고 말했다.
물론 운도 따랐다고 한다. STX조선해양을 세우자 조선업이 활황을 보였고, 팬오션을 인수하자 해운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어 자금 압박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미래를 짊어질 신입사원들에게 깊은 애착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 그룹이 5∼10년 후에는 공채 출신들이 주축이 된다. 그래서 신입사원도 1년에 두 번씩 뽑고 있다. 신입사원들에게 무엇이든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채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STX의 경영이념인 ‘창의와 도전’도 폭넓은 지식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깊은 지식이 없으면 창의적인 사고가 안 됩니다. 이공계 출신도 기계만 알아서는 안 되는 거죠. 원리를 알고 이를 응용 발전시키려면 전공 외에 인문학적 소양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그가 신입사원 교육할 때도 자주 하는 얘기다.
신 사장은 직전에 STX유럽(옛 아커야즈) 사장을 지냈다. 세계 최대 크루즈 건조사인 아커야즈는 2007년 STX가 인수할 당시 노르웨이에서 매출 규모로 7번째 기업이었다. 그래서 동양의 작은 기업에 인수된다는 사실에 유럽인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전했다.
“초기에는 유럽인들이 ‘동양에서 와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어요. 프랑스가 격렬히 반발하고, EU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해 몇 달이 지체되기도 했었죠. 그러나 지금 STX는 국내에서보다 유럽에서 더 유명합니다. STX유럽이 조기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종업원들도 STX에서 일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어요.”
현재 신 사장이 이끌고 있는 STX조선해양도 순항 중이라고 했다. 그는 “전반기에 수주 목표를 50억 달러로 잡았는데 사내에선 올해 목표를 높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순조롭다”고 자신했다.
STX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STX는 2020년에 매출 120조원, 영업이익 8조원을 달성해 국내 7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최근 제시했다.
신 사장은 “세계 톱10에 들어가는 기업 1∼2개를 갖자는 게 STX의 목표”라며 “중간 기업 여러 개 갖고 있다고 안주해서는 안 되고 세계적인 기업 1∼2개라도 만들고 다른 계열사들이 따라가는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호 사장은
△1959년 경북 문경 출생△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졸업△1980년 쌍용중공업 입사△2001년 STX엔파코 사업본부장△2008년 STX유럽 최고운영책임자△2009년 STX유럽 사장△2010년 STX조선해양 사장(조선소장)
창원=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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