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편부모·청각장애 가족에 희망 선물… 세계자연유산 제주도 1박2일 체험 탐방

Է:2011-07-1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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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편부모·청각장애 가족에 희망 선물… 세계자연유산 제주도 1박2일 체험 탐방

2009년 함경북도에서 탈북해 서울에 정착한 최우진(23)씨는 기계공학도를 꿈꾸며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다. 머리도 식힐 겸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지난 10∼11일 마련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 연계 1박2일 체험 프로그램 ‘한국의 보물을 마음에 담다’에 누나 최예서(26)씨와 함께 참가했다. 제주도는 물론이고 세계유산 탐방은 난생 처음이다.

10일 첫 코스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라산 어승생악(御乘生岳)이었다. 임금(조선 정조)이 타는 동물(용마)이 태어난 곳이라는 뜻을 가진 어승생악은 높이 1169m로 정상 가운데에 물이 흐르는 분화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진씨는 “북한에서는 백두산이 유명하지만 관광지 개발로 인해 많이 훼손됐는데, 이곳은 아직 원시림 상태여서 경관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바닷물과 만나 삼각형 또는 육각형 기둥처럼 조성된 서귀포 주상절리는 의상디자인을 공부한 누나 예서씨에게 각별하게 다가왔다. 동생과 함께 탈북했던 예서씨는 “사람의 힘으로는 이토록 정교하고 아름답게 디자인할 수 없을 텐데 자연의 연출력이 대단하다”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고 소통하는 환경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부의 소외계층 문화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세계자연유산 연계체험은 그동안 경주 불국사, 조선왕릉, 수원 화성, 강화도 고인돌 등에서 이뤄졌으며 제주 자연유산 체험은 처음이다. 참가자는 탈북 새터민 4가족, 편부모 3가족, 청각장애 2가족 등 24명으로 통일부와 보건복지부의 추천을 받아 모범 가족들이 선정됐다.

11일에는 제주도 380여개의 오름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을 등반했다. 용암협곡∼알오름전망대∼일본군 동굴진지∼숯가마터∼풍혈∼화산탄∼병참도로∼수직굴로 이어지는 코스를 2시간 동안 걸으며 심신을 단련했다. 이어 원형경기장 같은 분화구를 자랑하는 성산일출봉, 길이 8928m의 만장굴을 돌아보며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공부했다.

1박2일의 짧은 기간이지만 참가자들은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면서 하나가 됐다. 3명의 가족과 함께 참가한 청각장애인 김균태씨는 “아이들에게 세계유산을 구경시킬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자연의 소중함을 알았다. 역사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글·사진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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