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고속철, 일시 운행중단… 개통 열흘만에 강풍에 날아간 ‘中 자존심’

Է:2011-07-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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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야심 차게 개통한 베이징-상하이 간 ‘징후 고속철도’가 개통 열흘 만에 고장으로 일시 운행 중단됐다. 세계 최고기술이라며 자랑하던 고속철이 강풍을 동반한 폭우에 꼼짝 못하고 멈춰서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먹통 고속철, 승객들은 2시간 동안 찜통더위와 배고픔에 시달려=10일 오후 6시쯤 산둥(山東)성 취푸(曲阜) 부근. 베이징을 출발한 ‘허셰호(和諧號)’ G151 고속열차가 시속 300㎞ 정도로 타이안(泰安)역을 지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멈춰섰다. 열차 안 전기가 나가면서 에어컨도 중단됐다. 비가 많이 내려 날도 평소보다 빨리 어두워졌다.

탑승객들이 올린 시나닷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따르면 당시 무슨 일인지 상황을 잘 모르는 승객들은 불안감에 떨면서 웅성거렸다. 30도를 넘는 찜통더위에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승객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일부 승객들은 머리가 어지럽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승객들을 돕거나 상황을 설명하는 승무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저녁 식사시간을 훨씬 넘어섰지만 식당칸도 운영이 중단돼 승객들은 무더위와 함께 배고픔에도 시달려야 했다.

2시간쯤 지난 뒤 고속철이 다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 8시35분쯤 쉬저우(徐州)동역에 도착했다. 수많은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물과 음식을 사느라 역 안은 온통 혼란스러웠다. 일부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여자 탑승객은 “승객들은 고통에 시달렸지만 아무도 승객을 돌보지 않았고, 사과나 배상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도 없었다”며 분개했다. 승객들은 쉬저우역에서 다른 고속철로 갈아타 당초 예정보다 2시간 이상 지연된 밤 11시55분쯤 상하이에 도착했다.

◇강풍·폭우로 인한 전력선 접촉망 고장이 원인=이번 사고로 이날 하루 동안 하행선 고속철 19편이 목적지까지 가는 데 당초 예정 시간보다 최대 2시간 지연됐다. 이 중 상당수 차량이 선로에 대기하는 동안 축전지가 모두 소진, 객차 내의 에어컨마저 꺼지는 바람에 승객들이 한여름 무더위에 고통을 받았다.

천바오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취푸 부근 하행선에서 전력선 접촉 이상이 발생하면서 일어났다. 철도 당국은 오후 7시37분쯤 전력선 수리를 끝내고 다시 고속철을 정상 운영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고는 돌발적인 강풍에 의한 ‘천재지변’ 때문”이라며 “전력 공급이 잠시 중단된 것일 뿐 열차 자체의 안전 운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징후고속철에 투입된 최첨단 고속철 차량 CRH380을 제작한 중국 베이처(北車)그룹 리루이춘(李瑞淳) 총설계사도 “열차 자체의 품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접촉망의 고장을 초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이번 사고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지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까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화려한 개통식을 연 뒤 10일 만에 운행 중단 사태가 빚어지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원 총리는 개통식에서 “철도 부문은 앞으로 국가와 인민에게 책임을 지는 정신으로 안전제일 원칙을 굳게 지켜나가는 한편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징후고속철은 수도 베이징과 경제 중심지 상하이까지 1318㎞ 구간을 최단 4시간48분에 달리며, 하루 최대 15만4000명을 수송하고 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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