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학자 김인강 교수 고통 속 만난 하나님 통해 삶의 ‘기쁨공식’을 구하다
그는 아주 느리다. 보통 사람보다 3분의 1 정도의 속도로 걷는다. 초스피드의 세상 속을 그는 양 옆에 낀 목발에 온몸을 의지해 계단을 오르내린다. 두 살 때 걸린 소아마비 후유증 때문이다. 가난했던 양친은 그만 치료시기를 놓쳤다. 아이는 소위 ‘앉은뱅이’가 됐다. 혼자 힘으로 설 수도 없었기에 기어 다녔다.
비료 포대 위에 엎드려 한 손으로 땅을 짚고 한 손으론 포대를 잡아끌었다. 맨땅 위를 기는 아이를 보고 사람들은 ‘나중에 크면 거지가 될 것’이라며 혀를 찼다. 어머니의 등에 업혀 초등학교 문턱을 넘었지만 학교는 모자의 등교를 허락하지 않았다.
모자(母子)는 그날 교문 밖에서 한없이 울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달랐다. 그날 이후 아들은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1세에 집을 떠나 재활원에서 목발을 짚고 홀로 서는 법을 배웠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카이스트와 서울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고등과학원(KAIS) 교수로 있다. 2007년엔 40세 이하의 젊은 과학자에게 주는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다.
장애를 딛고 인생을 기쁨공식으로 풀어낸 세계적인 수학자 김인강(44) 교수 이야기다. 그는 수많은 좌절과 불가능이라는 허들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어둡고 외로운 골짜기를 걸으면서 기록한 그의 삶은 지난해 여름 본보 미션 라이프 ‘역경의 열매’를 통해 연재 돼 많은 독자에게 감동과 위로를 주었다.
그가 최근 자전 에세이 ‘기쁨공식’(좋은씨앗)을 펴내 소외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김 교수는 책에서 장애를 딛고 촉망받는 과학자로 성장하기까지 지나온 삶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김 교수는 주위의 온갖 냉대와 차별 속에서도 장애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앙의 힘이었고 하나님이 그를 위해 마련해 둔 계획은 달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고통스러운 육신 안에서 수학을 전공하면서 그곳에서 만난 하나님과 그분 안에서 발견한 기쁨공식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지루한 장마가 잠시 한눈을 판 4일 오후 서울 홍릉 고등과학원 안에 있는 ‘과학원아파트’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환하게 웃는 모습은 변함이 없다. 거실이 비좁아 사진을 제대로 촬영할 수 없어 밖으로 나왔다.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보통 가장에 비해 아내와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시장을 볼 때도, 천장에 있는 형광등을 갈 때도, 못질을 할 때도 다 천사 같은 아내의 몫이다.
김 교수에게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건우와 네 살배기 딸 하린이는 하나님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동글동글하고 생글생글하다. 김 교수는 남매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고 박물관이나 콘서트에도 자주 데리고 간다. 아들은 아직 공부에는 별 관심이 없고 놀이터에서 해가 질 때까지 마음껏 뛰어노는 개구쟁이다. 딸은 자칭 ‘게임 왕’이라며 재롱을 피운다. 김 교수는 체벌은 반대하지만 아이 교육을 위해 부모가 종아리를 치는 건 찬성한단다. 그래서 이 집 냉장고 위에는 항상 회초리가 놓여 있다.
김 교수는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조금 불편한 삶을 살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자부한다. 그는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공식을 들려줬다.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이 세상의 부조리나 죄 혹은 죄인을 만나면 그것을 나눠버려 죄 사함과 용서, 흠 없는 자녀로 만듭니다. 또 서로 사랑하기를 실천하는 사람과 사회가 만나면 세상이 빼앗을 수 없는 무한대의 평강과 기쁨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 천국을 만듭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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