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미래 ‘영성+지성’ 융합에 있다” 연동교회 21년째 이끄는 이성희 목사

Է:2011-06-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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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미래 ‘영성+지성’ 융합에 있다” 연동교회 21년째 이끄는 이성희 목사

걸출한 목회자이자 신학자의 아들로 살아간다는 게 여간 힘들지 않을까. 117년의 역사를 지닌 연동교회를 21년째 담임하는 이성희(63) 목사에게 물어보았다. 그와 대화하다 보면 공감의 미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선친은 고(故) 정류(靜流) 이상근(1920∼1999) 박사로 신구약은 물론 외경까지 주석해낸 탁월한 주경신학자였다. 또 평생 신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해온 교육자이자 대구제일교회에서 34년간 봉직한 한국 교계의 거목이었다. 이 목사는 그런 아버지를 영원한 멘토, 마음의 본향으로 삼고 있다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아버님의 목회를 보고 자란 게 큰 프리미엄입니다. 물론 저라고 갈등이 없었겠어요. 그러나 그 모든 게 뼈와 살이 됐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성령의 은혜를 체험하고 목사가 될 것을 결심한 뒤 한번도 저의 길에 대해 의심해보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아버님이 저에게 늘 당부하셨던 말씀, 설교를 준비하시던 모습 등이 눈에 선합니다.”

그는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을 목회자 자녀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불편해하지 말고 감사해하십시오. 대를 이어 목회자가 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신앙적 삶을 사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놀라운 위로와 격려,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이 목사는 선친처럼 늘 목회는 공부하는 심정으로, 공부는 목회하는 심정으로 해오고 있다. 그에게 목회란 고난과 절망 너머 기대와 감동, 희열이 꿈틀거리는 ‘하나님의 휴먼드라마’다. 또 성도들과의 ‘소통과 친밀지수’를 높여 모두가 그리스도의 참 제자가 되고 세상을 보다 건강하게 변화시켜 나가는 ‘오케스트라의 향연’이다.

그는 결국 고사했지만 2008년에 장신대 총장에 선출될 정도로 학문성과 행정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에서 여러 직책을 감당해온 데서도 그의 다재다능을 엿볼 수 있다. 목회와 신학, 지성·영성·감성을 융합해낼 수 있는 한국 내 몇 안 되는 목사다. 이는 1970년대 많은 사람이 미국판 ‘교회성장학’에 열광할 때 다소 생소했던 교회행정학을 전공한 덕분이기도 하다. 그는 미래학에 대해서도 깊은 식견을 갖고 있다. 8년간 미국 유학을 마치고 영락교회를 거쳐 1990년부터 연동교회에서 목회하며 미래 한국교회에 대한 사색을 줄곧 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1894년에 설립된 연동교회에서 전통이라는 시간과 도심이라는 공간을 조화시킬 수 있는 목회방법론을 찾아냈다. ‘트레스 디아스’ 등 성도들의 영적 깊이와 넓이를 더해주는 각종 프로그램을 연동교회에 맞게 착근시켰다.

이 목사는 한 달 후 주일예배 설교문을 미리 준비해놓는다. 매월 마지막 주일 주보에 다음달 설교 제목과 성경 구절이 예고된다. 매주 목회서신을 통해선 성도들과 눈과 마음을 맞춘다. 교회 중직인 장로들과는 매주 토요일 성경 공부를 통해 인격적, 지식적 동질감을 쌓아갔다. 과거 교회 영광을 자랑하기보다 다양성과 통일성, 뜨거움과 열림의 목회로 미래를 설계하고 전 성도 이메일 갖기 운동을 펼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교회가 지성과 영성을 분리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고의 지성은 곧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가장 지성적인 사람은 영성의 사람입니다. 영성과 지성은 상호 보완관계입니다. 어느 하나에 치우치면 불완전해집니다. 심지어 불의하게 됩니다.” 지성과 영성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영성과 지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서적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 습득한 정보들을 태블릿PC에 메모해 놓고 틈틈이 꺼내 묵상한다. 성경과 시대적 적용점을 찾아내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 그렇게 모아 설교에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정보만 A4 용지로 650쪽에 달한다. 이 목사는 “AD 1세기 예수님이 문화의 변혁자로 활동하셨듯 교회 또한 사회문화를 갱신하는 새 물결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 교단이나 교회들이 힘을 결집해 이 사회에 좋은 문화 콘텐츠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은퇴 후 삶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선교사들이 안식년에 선교지를 잠시 비워야 하는데 마땅한 후임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어디든지 저를 필요로 한다면 가서 섬길 작정입니다. 아울러 목회자의 영성 훈련을 돕기 위한 수도원 같은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면 봉사할 마음도 있어요.” 7년 후에나 있을 일을. 준비성이 흥건히 배어 있는 멘트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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