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가계빚 단기간 해결 불가능”… 외국 언론·신용평가사, 한국경제 약점 지적
‘나누어진 경제(An economy divided).’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자 7면에 실은 한국 경제 분석기사 제목이다. FT는 한 면 전체를 통해 “재벌과 중소기업-서민경제 간의 격차가 갈수록 커져 경제회복 자체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한국 경제의 양극화 심화를 집중 조명했다.
FT는 우선 한국 재벌들이 최근 글로벌 경제침체 속에서도 외환위기 때와 달리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원화 약세에 힘입어 제조업 부문에서 일본업체들을 고전시키고 있다고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외형적인 한국 경제 회복 스토리가 중소기업과 많은 빚을 진 가계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리고 있다면서 이는 회복 자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FT는 특히 한국이 세계 최고 자살률을 보이는 나라인 점을 강조하며 “높은 자살률은 부분적으로 취약한 사회안전망과 고용불안, 높은 청년 실업률 등에 기인한다”는 한국인의 반응을 전했다. FT는 환율과 인플레이션, 국제유가 등이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재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고 나머지 경제 분야를 키우는 데 소홀하면 1997년과 2003년에 겪었던 경제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분석기사에서 스위스 자산운용사 UBS의 울드리지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평가절상에 대한 정부의 거부반응이 여전히 국내 시장 중심 기업이나 가계 소득을 희생시켜 수출기업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와 유가상승 등의 상황 속에서 이러한 정책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는 이날 ‘한국 은행시스템’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은행권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신용문제는 이미 높은 수준에서 증가세를 보이는 가계부채”라며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최영일 부대표 겸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금분할 상환을 하지 않으면서 변동금리인 주택담보대출의 비율이 매우 높아 시간이 갈수록 부채 부담이 줄지 않고 있고,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도래 시 연장할 의사가 있어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가계부채 문제가 단기간에 완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과 산은지주 간 합병 가능성, 외환은행 매각 논란 등 은행의 소유구조와 관련된 문제 또한 한국 은행권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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