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달러화 추락] 기축통화 잰걸음… ‘弗’ 끄는 위안貨
지난 14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브릭스(BRICS)로 불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상이 모였다. 하이난다오의 중심지인 싼야(三亞)에서 회의를 가진 이들은 32개 항목으로 구성된 ‘선전포고문’을 내놓았다.
싼야선언의 핵심은 ‘탈(脫) 달러’다. 5개국 정상은 서로 돈을 빌리거나 무역결제를 할 때 달러화 대신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대규모 무역·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이 누리는 특권에 불만을 표시했다.
‘기축통화 전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중국이 서 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위안화의 굴기(?起)’를 준비했다. 2008년부터 동남아국가연합 등 주변국과의 무역거래에서만 사용되던 위안화를 세계 통화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위안화가 국제화되면 중국은 외환보유액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외환보유액을 쌓기 위해 치러야 하는 다양한 비용과 위험을 덜 수 있다. 싼야선언은 중국의 야심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다. 브릭스 5개국이 각자 통화를 쓸 경우 가장 사용량이 많을 통화는 단연 위안화다. 위안화 가치가 가장 안정적이고, 교역량이 많아서다.
중국과 함께 유럽연합(EU)도 달러화를 궁지로 몰고 있다. 유로화는 이미 상당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가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6.3%에 이르렀다. 2007년 1분기 25.2%였던 유로화 비중은 2009년 3분기 27.9%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또 유로화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제 외환거래시장에서 하루 평균 점유율이 39.1%에 이른다.
하지만 달러화를 밀어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달러화, 유로화, 위안화가 주요 통화 역할을 하는 다극체제로 갈 가능성도 있다. 손병두 기획재정부 G20기획조정단장은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비중을 계속 줄이면 수요가 줄면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은 곧 자기 나라가 보유한 달러화 평가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과 연결된다. 갑작스럽게 갈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위안화는 완전한 자본시장 개방이 숙제다. 유광열 주중 한국대사관 재경관은 “위안화는 1단계(주변국에서 광범위하게 유통), 2단계(무역결제에 광범위하게 사용)를 거쳐 3단계(개인·기업·금융회사가 투자수단으로 이용)에 진입했다. 하지만 자본거래 규제가 많아 마지막 4단계(다른 국가가 외환보유고 운용자산으로 활용)에 이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