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길목, 산다는 건 꽃소식을 듣는 일… 이호신 개인전 ‘花信’

Է:2011-02-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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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길목, 산다는 건 꽃소식을 듣는 일… 이호신 개인전 ‘花信’

화가 이호신(54)은 전국 구석구석을 더듬고 보듬으며 그림을 그리니 기행작가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붓과 먹이 담긴 배낭 하나 짊어진 채 다리품을 팔아가며 몸소 답사하고 체험하면서 이 땅의 자연과 생태, 마을 사람들과 문화유산 등을 화폭에 담아 왔다. 마치 순례자처럼 하염없이 국토를 걸으며 작업하는 그는 현장에서 먹고 자고 보고 들으며 사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강으로, 산으로, 마을로 이어지던 그의 발걸음은 종종 낮고 구석진 곳에서 멈춰 서기도 한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야생화들이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힘들고 지친 여정에 평온한 휴식을 안겨주는 소박하고 정겨운 벗들이다. 아직은 추위가 머물러 있는 겨울, 작가는 자신의 벗들을 데리고 ‘화신(花信)’이라는 타이틀의 전시회를 통해 봄소식을 우리에게 전하려 한다.

“사철 꽃이 피고 지는 나라에 살면서 사람들은 유독 봄꽃 소식을 화신이라 부르는지, 그 까닭을 모르겠다. 사실 우리 국토의 꽃들은 사계절 연이어 피고 지는데…. 언제나 산다는 것은 꽃소식을 듣는 일이요, 피어나는 꽃들은 모두 세상을 향한 그리움의 손짓인 것을.” 작가의 말대로 이번 전시에는 봄·여름·가을·겨울 내내 피고 지는 아름다운 우리 꽃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봄꽃이 더 화사하다.

낮달 아래 해사한 산수유는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나태주의 ‘시’)라는 구절을 떠올리게 하고, 언덕 위의 찔레꽃은 “향기가 너무 슬퍼 목놓아 울었다”(장사익의 ‘찔레꽃’)는 노래를 읊조리게 한다. 교교한 달빛 아래 핀 달맞이꽃, 바위틈에서도 피어나는 민들레, 오랜 세월의 풍상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매화 등 간결한 필치로 그려낸 자연의 표정이 순박하다.

그의 봄소식을 담은 ‘화신’ 전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02-734-7555)에서 15일까지 먼저 선보이고, 16일부터 3월 7일까지는 삼성동 중아갤러리(02-538-1271)에서, 3월 10일부터 4월 17일까지는 가양동 겸재정선기념관(02-2659-2206)에서 각각 열린다. 한 작가의 개인전이 3곳의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일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꽃소식을 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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