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김아진] 정치권 꼭 빼닮은 금융CEO 선정 잡음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차기 회장 후보군 윤곽이 드러났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낙하산 등극을 우려하던 소란도 잠잠해졌다. 그런데 변수가 제거되자 고질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파벌 싸움이 재현되고, 자격미달의 인사가 출사표를 던지는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군이 4명으로 압축된 지 하루가 지난 9일, 후보 자리를 고사한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이 일부 계열사 사장단을 만났다. 류 대행은 이 자리에서 차기 회장으로 내부 출신이 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더라도 후보 4명 중 특정인을 콕 찍어 한 발언으로 보인다. 해당 인사는 라응찬 전 회장이 밀고 있어 대놓고 ‘라 전 회장을 지지해 달라’는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다시 파벌 싸움의 불씨에 불을 댕긴 셈이다. 류 대행은 지난해에도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고 노조가 주장한 바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이달 초 신한금융 차기 회장 선임과정에 특정 인사가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그런데도 류 대행이 공적인 자리에서 또다시 파벌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
하나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시점에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한 이유를 놓고도 말이 많다. 김승유 회장이 만 70세까지 최장 3년 더 연임이 가능해졌다. 9일 우리금융 회장 후보 공모 마감 결과는 우리나라 금융 최고경영자(CEO) 선임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금융 무경력의 1975년생 남자가 경영계획서도 없이 이력서만 달랑 들고 후보에 응모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파벌싸움에다 낙하산 소동까지 벌이는데 이 젊은이라고 해서 금융지주 CEO 후보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혀를 찼다.
김아진 경제부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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