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강만수 변수’… 우리금융지주 회장 낙점 여부따라 신한·하나 등 연쇄 교통정리
차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각축전의 막이 올랐다. 우리금융지주는 28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한다. 재임기간 실적이 좋았던 이팔성 지주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지만 강력한 외부 변수가 나타났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다. 강 특보가 신한·우리·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로 일제히 하마평에 올랐지만 그중에서도 정부 소유인 우리금융으로 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 최근 부쩍 부상하고 있어서다. 둘 중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은 산은지주 회장에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팔성 vs 강만수=우리금융 회추위는 주주대표(이원태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와 사외이사 3명, 외부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이 ‘거수기’ 역할만 할 것인지, 혹은 다른 선택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내내 우리금융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2008년 이후 5억여원을 들여 직접 사들인 자사주만 4만3000여주에 이른다.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우리금융의 민영화 작업을 다시 이끌어내는 데도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이 회장 역시 26일 “연속성은 좋은 것이다. 성장도 연속성 있게 이뤄야 하고 (민영화 등) 하는 일도 마무리하는 건 좋은 일”이라며 연임에 대한 의사를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반면 강 특보는 명실상부한 권력 실세다. 이 회장이 “나와는 계급이 다르다”고 말할 정도로 힘 있는 차기 회장 후보다. 그가 우리금융 회장이 되면 당장 민영화 작업이 탄력 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이 추진해 왔던 과점 주주 방식의 분산 매각 방안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임기다.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두 사람은 현 정권이 물러나는 2년 뒤 함께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우리금융 민영화가 조만간 재추진돼 성사된다면 회장직을 인수기업에 넘겨야 하는 부담도 감안해야 한다. 누가 되더라도 결과적으로 단기 회장에 그칠 수도 있어 매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게 금융가의 분석이다.
◇숨죽인 신한·하나금융=신한과 하나금융도 강 특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 특보가 우리금융 또는 산은지주에 안착할 경우 독자적으로 회장 인선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의 수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경영권 내분 사태 당시부터 차기 회장으로 강 특보가 거론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때 강 특보가 신한금융에 자원했다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특보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강 특보의 측근은 전화통화에서 “‘신한금융 자원설’을 듣고 강 특보가 대로했었다”면서 “최근 위기에 놓인 신한금융이 구애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승유 회장의 연임 여부가 거론되는 와중에 강 특보의 차기 회장 하마평을 시인도 부인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있다. 하나금융이 현 정권과 가깝다는 세간의 의혹과 맞물려 돌아갈 수 있어서다. 게다가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금융당국에 최종 대주주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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