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계단 올라서고 싶으세요? 책속에 길이 있답니다

Է:2010-12-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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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단 올라서고 싶으세요? 책속에 길이 있답니다

넷북, 스마트폰, 아이패드, 갤럭시탭…. 하루가 다르게 미디어 환경이 변한다. 사람들은 ‘21세기의 파피루스’ 전자종이를 통해 좀더 간편하고 빠른 지식정보를 선호한다. 그럼 책은 ‘올드 미디어’인가? 아무리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해도 ‘책’이 갖고 있는 고유한 기능을 대체할 수는 없다. 깊이 있는 책읽기를 통해 인생관과 세계관이 변한다.

주일예배 때 담임목사가 양서를 추천하며, 독서를 권유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책 읽기는 성도들이 일상생활에서 영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좋은 책은 성찬식에 쓰이는 떡과 포도주처럼 일상에서 영성을 건져 올리는 은혜로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은 성도들에게 ‘가슴에 나무를 심듯 책을 심으라’고 권면한다.

책 읽기를 통한 ‘거룩한 실험’=“책을 읽읍시다. 책 읽는 사람은 아름다워집니다. 지혜로워집니다. 인격이 깊어집니다. 점점 좋은 사람이 됩니다. ‘그 청년 바보의사’ 50권을 샀습니다. 여러분에게 선물합니다. 돌려받지 않습니다. 다 읽고 다른 분에게 빌려주시면 됩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우리 교회에 책 읽는 기쁨이 퍼지면 좋겠습니다. 지형은 담임목사 드림.”

6개월 전, 서울 성수동 성락교회 성도들은 담임목사의 공지를 받고 ‘거룩한 실험’에 참여했다. 신청한 200명 중 선정된 50명이 책을 받았지만 이 책을 읽은 성도는 500명이다. 책을 읽은 성도들은 책 표지 안쪽에 있는 카드에 이름을 적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 책 1권을 10명이 돌려 읽었다. 또 매주 성도들의 독후감을 교회 홈페이지와 주보에 게재하고 일일이 시상했다. 교회는 1차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2차 실험에 들어갔다. 현재 성도들은 ‘닉 부이치치의 허그’를 읽고 있다. ‘거룩한 실험’을 이어가며 지역사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 목사가 이 실험을 시도한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길 바라서이다. 그는 “책 읽는 문화가 역사를 주도한다”며 “많이 읽는 사람이 역사를 주도하고, 많이 읽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 교회의 리더십이 약화되는 게 안타깝다”며 “독서는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한국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가게 하기 위한 중장기적 대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교회가 책 읽는 교회로 소문나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책 읽기는 자아를 찾아가는 ‘마중물’=“권사님. 50여년을 찬양대에서 봉사하시는 모습만으로도 많은 감동을 주셨는데, 독후감을 읽으니 더 은혜롭습니다. 헨리 나우웬의 ‘영적 발돋움’을 홍 권사님 판으로 다시 보는 것 같았어요. 다음달 추천 도서를 선물로 드릴게요.”

한기채(중앙성결교회) 목사는 매달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성도들에게 추천한다. 성도들이 교회 홈페이지 ‘독서 나눔’ 코너에 소감을 올리면 따뜻한 코멘트도 달아주고, 다음달 선정 도서를 선물한다. 한 목사가 독서클럽을 만들어 독서법을 강의하면서 교회 안에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성도들끼리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지난 7년 동안 계속된 일이다.

한 목사가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책 읽기야말로 성도들의 영성을 생활 속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책 읽기를 ‘거울’과 ‘창문’에 비유했다. 책 읽기를 통해 자신을 더 잘 비추어 볼 수 있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책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한다”며 “매일 성경을 읽고 신앙의 고전이나 실천적인 신앙 서적을 골고루 읽다 보면 신앙생활에 좋은 안내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또 개척교회 목회자 사모들을 돕고 있는 진명숙(사랑손선교회) 목사는 1992년부터 ‘독서 파트너’ 사역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매월 미자립교회 사모들에게 40여권의 도서를 무료 배송한다. 그동안 1만권이 넘는 도서를 보냈다. 진 목사는 “개척교회 사모들은 매월 자신의 이름으로 배송되는 우편물을 받을 때 무척 행복해한다”며 “책을 통해 신앙의 변화와 삶의 전기를 맞았다고 고백하는 사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또 진 목사는 “책은 저자의 사색을 문자로 표현한 것이기에 독서는 저자와의 대화”라며 “영적 양서는 신앙을 올바르게 이끌어주는 멘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목회자들은 책 읽기를 통해 성도들과 소통하길 원한다. 열정적인 독서가로 알려진 이동원(지구촌교회) 목사와 김남준(열린교회) 목사는 매주 추천도서를 주보에 게시하고 다독자에게 시상을 한다. 명성교회는 명성도서관, 용인 샘빛교회는 아이샘도서관, 문래동교회는 반딧불어린이도서관 등을 세워 책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리더(reader)가 리더(leader)=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다양한 책 읽기를 시도하는 이유는 성도들의 내적 성숙과 신앙생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다. 책을 읽지 않는 교회는 내적 성숙이 이뤄지지 않은 채 몸집만 커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책 읽기는 습관이며 문화다. 책 읽는 나라가 부강하듯 책 읽는 교회가 양질의 성장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다양한 책 읽기를 위해 장기적인 독서 계획을 세우고 도서를 선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박종구(월간목회 발행인) 목사는 목회자들에게 성도들이 독서 편식을 하지 않도록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박 목사는 “성서를 바르게 이해하고 성경의 원리를 삶에 적용하는 책을 읽고, 그 뼈대 위에 감동 있는 내용을 추가할 때 건강한 독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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