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옛그림, 600년 시대정신의 변화 한눈에… ‘화훼영모’ 10월 31일까지

Է:2010-10-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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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 옛그림, 600년 시대정신의 변화 한눈에… ‘화훼영모’ 10월 31일까지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은 해마다 봄과 가을, 두 차례만 기획전을 연다. 그래서 간송미술관의 전시 소식이 전해지면 관람객들은 “어느덧 봄이 왔구나” “벌써 가을이 됐네”라는 반응을 보인다. 지난 17일 시작돼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올 가을 전시는 동·식물을 소재로 한 ‘화훼영모(花卉翎毛)’다. 미술관이 소장한 화훼영모화 중 각 시기를 대표하는 100여점을 선보인다.

가장 오래된 그림인 고려 공민왕(1330∼1374)의 ‘이양도(二羊圖)’부터 조선후기 김은호(1892∼1979)의 ‘국추귀작(菊秋歸雀)’까지 꽃과 나무, 동물들이 어우러진 그림이 600여년의 세월 동안 시대정신의 변화에 따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여말선초의 화훼영모화에서는 우리 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양 두 마리가 걸어가는 모습을 그린 공민왕의 ‘이양도’는 터럭 한 올까지 정교하게 표현됐지만 당시 우리나라에 양이 들어오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실제 모습이 아니라 양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그린 것이다. 또 김시(1524∼1593)의 ‘야우한와(野牛閒臥)’와 이영윤(1561∼1611)의 ‘동자기우(童子騎牛)’에 나오는 소는 당시 중국에서만 서식하던 물소를 묘사한 것이다.

주자성리학이 지배하던 전반기가 지나고 조선성리학이 통치 이념으로 등장하면서 화조화 역시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선(1676∼1759)의 ‘추일한묘(秋日閑描)’와 심사정(1707∼1769)의 ‘패초추묘(敗蕉秋描)’는 가을날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친근함을 더한다.

강아지 두 마리를 바라보는 어미개를 그린 김홍도(1745∼1806)의 ‘모구양자(母狗養子)’는 풍속화의 맥을 이었다. 조석진(1853∼1920)의 ‘수초어은(水草魚隱)’에서 보듯 조선 말기의 화훼영모화는 중국화와 전통화가 뒤섞여 장식성이 두드러진다. 최완수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념이 바뀌면 예술양식도 달라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02-762-0442).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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