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사임] ‘세종시 총리’ 못벗어나… 재·보선 승리로 ‘명예 퇴진’

Է:2010-07-2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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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 사임] ‘세종시 총리’ 못벗어나… 재·보선 승리로 ‘명예 퇴진’

정운찬 국무총리가 7·28 재·보선 다음날인 29일 두 달여 계속돼온 총리 유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여당의 완승으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숨통이 트여 총리 유임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돌발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는 사임 기자회견을 했다.



정 총리는 실상 세종시 수정안 국회 부결 이후 총리직에 대한 미련을 일찌감치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의 한 측근은 “세종시 수정안 부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에는 (총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총리는 정치인이 아닌 정책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정 총리가 세종시 정책이 실패로 끝나면서 더 이상 ‘정책 총리’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스스로 내렸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도 “무엇보다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 아쉬움을 넘어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너무 험난했다”며 정치권도 자신의 조기 사퇴에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내비쳤다.

정 총리는 최근 지인들에게 다음달 10일 이전에 총리 집무실을 찾아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전 국무회의 주재 이후 여름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워놓은 만큼 다음달 10일을 마지막 집무일로 잡아놓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30일 예정된 총리실 1급 이상 간부들과의 만찬도 열흘 전에 잡아놓았다. 이 날이 총리 취임(지난해 9월 29일) 만 10개월이 되는 날이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청와대도 정 총리의 이런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모양새 좋은 퇴장을 위한 일정 조율을 해왔고, 7·28 재·보선 승리 직후가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크게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정 총리는 평생 학계에 몸담았던 곧은 학자답게 어떤 정치적 고려나 개인적 이해관계를 넘어 오로지 국가 미래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헌신해 왔다”며 “좀 더 같이 일하고 싶었는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임기의 반을 채운 현 시점에서 국정 분위기 쇄신을 위해 총리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청와대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 문제만이라면 정 총리를 감쌀 수도 있었겠지만 그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영포(목우)회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총리를 바라보는 외부 여론이 크게 악화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대통령은 6·2 지방선거 이후 세 번이나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했고, 이달 초에는 예정에 없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총리 공관을 방문해 ‘마지막’ 오찬을 같이 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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