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산하 12개 공기업 2년새 빚 50조 늘어

국토해양부 산하 12개 공기업의 부채가 2년 새 5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과 주택경기 침체 등이 원인으로, 금융부채 증가로 인한 이자 비용도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27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토부 산하 12개 공기업 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99조9000억원이던 12개 공기업 부채는 지난해 152조원으로 52.2%나 급증했다. 이들 공기업 부채 규모는 올 국가 예산(292조원)의 52%, 전체 국가 부채의 41.5%에 달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2007년 66조9000억원(통합 이전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합계)이던 부채가 지난해 109조2000억원으로 42조원 이상 늘었다.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로망 투자를 앞당긴 한국도로공사 역시 2년간 부채가 4조원 늘었다. 이밖에 공항철도를 인수한 철도공사는 같은 기간 2조9000억원, 수도관리시설 확대에 따른 투자비용이 컸던 한국수자원공사는 1조4000억원, 미분양 및 건설사 도산으로 분양대금 환급 손실이 컸던 대한주택보증도 7000억원가량 빚이 늘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LH의 부채가 급증한 것은 혁신도시 건설, 세종시 건설 등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국책 사업을 모두 떠안았기 때문”이라며 “국가 부채 규모가 줄고, 국회 예산 심의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책 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기는 정부의 행태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LH 부채의 68.5%에 달하는 75조원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금융성 부채로, 1년 이자만 약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도로 건설비 중 통행료 등으로 충당되지 않는 부분을 외부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비용이 증가한 도로공사의 금융성 부채도 2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이은경 사업평가관은 “영업수익으로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소요 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워 외부 차입에 따른 금융성 부채가 늘고 있다”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높아지면 수익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지급 능력이 저하돼 재무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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