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교육감, 번호만 잘 뽑으면 당선?… ‘교육대통령’ 로또식 선거

Է:2010-05-1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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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교육감, 번호만 잘 뽑으면 당선?… ‘교육대통령’ 로또식 선거

6·2 지방선거 열기는 점차 달아오르고 있지만 ‘교육대통령’을 선출하는 시·도 교육감 선거는 차분하다 못해 황량할 정도다. 정당 공천이 없어 여야 간에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지 않는데다 제도상 허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투표용지의 후보 성명 기입 순서를 제비뽑기식으로 정하게 해 ‘로또 교육감’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육감 후보들은 14일 오후 5시 이후 시·도별로 치러지는 투표용지 게재와 선거벽보 부착 순서 추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다수 후보 캠프들은 이를 선거운동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한다. 추첨으로 정해지는 자리에 따라 적게는 지지율 5%포인트, 많게는 20%포인트 까지 득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영남 지역 후보들은 1번, 호남 지역의 경우는 2번을 강력히 선호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받는 경우 1번은 한나라당, 2번은 민주당 후보다.

후보들이 번호에 목을 매는 이유가 실제 입증된 적도 있다. 올 초 한 여론조사 기관이 경기도민을 상대로 주요 교육감 후보 4명에 대해 투표용지 기입 순서를 바꿔가며 지지도 조사를 한 결과 순위가 달라졌다. 2007년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울산·충북·제주 교육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같은 ‘기호 2번’이 전원 당선됐다. 한 교육감 후보 측은 “만약 우리가 1번이나 2번을 잡을 경우 선거는 사실상 끝난다”고 장담했다. 광주 지역의 한 후보는 “추첨에서 2번을 뽑는 후보는 만세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6일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사퇴한 오성삼 건국대 교수는 “교육감 선거는 5000만원짜리 로또”라고 규정했다. 교육감 후보 등록비 5000만원을 로또에 빗댄 것이다.

추첨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후보가 난립했다. 추첨만 잘하면 교육감으로서 정책이나 비전과 관계없이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15명이 출사표를 던져 11일 현재 13명이 예비 후보로 남아 있다. 전국적으로 경쟁률이 5.5대 1로 다른 선거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정당에 부여된 기호와 교육감 선거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으나 ‘일렬 투표(광역단체장부터 교육의원까지 특정 번호만 찍는 투표 행태)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감은 인사, 예산, 교육과정 운영, 사설학원 지도·감독권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권한을 갖는다.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약 6조원의 예산을 편성하며, 2000여개 학교와 140만명 학생, 5만5000명 교육공무원을 담당한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투표용지 추첨 운에 따라 결정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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