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지역구 의원에 돈 주려다… 현행범으로 딱 걸린 여주군수
이기수(61) 경기도 여주군수가 16일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범관(67·이천-여주) 한나라당 의원에게 2억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하려다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이 의원 측과 경찰에 따르면 이 군수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서초동 S커피숍에서 이 의원을 만나 30여분 동안 얘기를 나눴다. 이 사이 돈이 든 쇼핑백이 이 의원 수행비서인 양모씨에게 전달됐다. 양 비서는 이 군수의 수행비서가 ‘기념품’이라며 쇼핑백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오전 8시30분쯤 커피숍을 나왔고, 양씨로부터 ‘기념품’을 받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 쇼핑백이 투명테이프로 완전히 밀봉된 것을 수상히 여긴 이 의원은 곧바로 양 비서에게 이 군수의 차량을 추적하도록 지시했다. 동시에 출근 중이던 비서관 문모씨에게 전화해 112에 신고하고 함께 쫓아가도록 했다.
이 의원은 대검공안부장과 서울 및 인천 지검장, 광주 고검장 등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18대 총선 때 경기도 이천시-여주군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양 비서는 오전 9시쯤 성남시 궁내동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앞에서 이 군수 차량을 따라잡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곧바로 도착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30여분간 옥신각신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의원 비서관 문씨는 “이 군수가 ‘왜 경찰까지 부르느냐’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쇼핑백 내용물 확인에 들어갔다. 밀봉된 쇼핑백을 뜯자 5만원권 100장씩을 묶은 40다발(2억원)이 담겨 있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이 군수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 군수가 공천을 도와달라는 의도로 돈을 건네려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군수는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상태로 현재 당내에서 4명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군수는 경기도 총무과장과 경기도제2청 문화관광국장, 고양부시장을 역임했고 2006년 민선4기 군수에 당선됐다.
성남=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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