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본 떼러 주민센터 ‘오픈런’… 온라인 먹통 화장장은 전화 폭주

Է:2025-09-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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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자원 화재 후 첫 평일 표정

주민증 확인 안돼 금융 거래 혼란
온라인 부동산 거래 신고도 차질

착불 소포와 신선식품 접수 등 일부 서비스가 일시 중지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29일 서울 마포구 마포우체국 접수 창구에 붙어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마비됐던 정부 행정정보 시스템이 복구 중이지만 온라인 화장 예약 등 일부 서비스는 중지되면서 곳곳에서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윤웅 기자

서울 중구의 한 주민센터는 29일 오전 9시 문이 열릴 때만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10여명이 번호표를 뽑으려고 줄을 서 있었다. 강모(29·여)씨는 “신혼집 마련을 위한 대출 서류를 제때 발급받지 못할까봐 마음 졸였다”고 말했다. 용산구청에서 만난 김모(65)씨도 “주택 대출 때문에 급하게 등기부등본이 필요해서 오전 7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구청과 주민센터에 있는 무인 민원 발급기는 여전히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이후 첫 평일을 맞은 시민들은 정부 주요 온라인 서비스 중단에 따른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정부24, 우체국 서비스 등 일부는 재개됐지만 아직 복구 중인 서비스가 많은 탓에 곳곳에서 불편이 이어졌다.

온라인 화장 예약 서비스 ‘e하늘’은 하루 종일 먹통이었다. 전국 화장장은 전화·팩스로 수기 예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유족과 장례식장 직원들은 예약을 위해 화장장에 일일이 전화를 돌리는 등 불편을 겪었다. 전화로 화장시설에 빈자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을 경우 팩스로 신청서와 사망진단서를 보내는 ‘아날로그식’ 예약이 진행됐다. 한 화장시설 관계자는 “전화가 쉴 새 없이 오고 있다”며 “한 건씩 직접 입력해야 해 시간이 배로 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화장시설은 전화 연결이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서비스도 복구되지 않았다. 우체국 모 지점을 찾은 60대 남성 A씨는 “우체국 예금에서 출금하려 했는데 주민등록증으로는 본인 확인이 안 된다고 한다”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이 어렵다며 운전면허증이나 여권을 지참하라고 공지했다. 우체국이 주거래 은행인 80대 남성 B씨는 “혹시나 넣어둔 돈을 못 찾을까봐 월요일이 되자마자 (우체국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재개된 우체국 우편 서비스도 제한이 있었다. 종로2가 우체국 창구에는 ‘착불·안심 소포, 신선식품 우편물 접수 중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소포 박스 구매는 현금 결제만 가능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국정자원 화재 영향으로 소포 박스의 실시간 재고 현황 파악이 어려워 현금 결제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부동산 거래 서비스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실거래가 신고를 하려면 시·군·구청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매매 신고와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 이뤄져야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이번 장애로 인한 지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온라인 행정 업무 플랫폼 ‘기업지원플러스(G4B)’는 한때 중단됐다가 이날 접속 가능한 수준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다른 행정 서비스 간 연계 업무 복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울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대출보증과 ‘안심통장’ 업무도 중단됐다. 부산에선 부산도시공사(BMC)의 온라인 청약 사이트가 마비됐다. 이에 따라 부산 동래 등 행복주택 743가구 입주자 모집을 위한 청약 접수 마감 시한은 다음 달 2일에서 닷새 연장됐다.

금융위원회는 시스템 복구가 진행되면서 금융권 서비스가 대부분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에는 일부 비대면 대출 상품 신청이 불가능했으나 정부24와 공공마이데이터 등이 복구되면서 대출 신청이 가능해졌다.

유경진 이찬희 김용헌 김성훈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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